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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얘기들 !

+ <`우주등대` 초신성 통해 `가속 팽창` 입증 >

<'우주등대' 초신성 통해 '가속 팽창' 입증>

<그래픽> 노벨물리학상 업적 - 우주는 어떻게 생성됐나

(서울=연합뉴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업적 관련 우주의 팽창과 생성과정.

sunggu@yna.co.kr @yonhap_graphics @stanleychang21 (트위터)

"최근 들어 우주 빨리 커져"…암흑에너지 이론의 토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인 사울 펄무터(52·미국), 브라이언 P. 슈미트(44·호주), 애덤 G.리스(42·미국)는 한 마디로 초신성(超新星; supernova)을 이용,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한 답을 제시한 연구자들이다.

최근 우주가 태초의 우주에 비해 더욱 빨리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들의 관측을 통해 입증됨에 따라,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가 '일정한'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고전적 믿음이 깨졌다. 또 이런 '비등속 팽창' 또는 '가속 팽창'의 이유를 찾기 위해 우주를 채우는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비로소 거론되기 시작했다.

초신성은 항성(별)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늙은 별이 폭발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폭발할 때 밝기는 평소의 수억 배에 달하고 이후 서서히 어두워진다. 사실상 죽음을 앞둔 별의 마지막 모습이지만, 마치 새로 생겨난 밝은 별처럼 보여 초신성이라 부른다.

이 초신성은 물리·천문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축적된 관측·연구 결과를 토대로 초신성은 질량 크기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같은 등급의 초신성은 같은 밝기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초신성은 매우 크고 밝은 천체로, 굉장히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초신성이 망망대해 우주 속의 등대와 같은 기준, 즉 '촛불(candle)'로 불리는 이유다.

초신성을 발견하고 그 초신성의 질량을 알 수 있다면, 그 등급에 걸맞은 초신성의 밝기를 예상할 수 있다. 그 밝기가 예상보다 얼마나 약한지를 살피면 초신성과의 거리도 정확히 계산해낼 수 있다.

또 광원이 멀어지면 빛의 파장을 측정하는 쪽에서는 파장이 원래보다 길어져, 붉은빛을 띠게 되는 도플러효과상 '적색편이' 정도를 통해 초신성이 우주 팽창과 함께 어느 정도 속도로 멀어지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약 15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이 망원경을 통해 관찰하거나 도플러효과에 따라 계산된 우주의 팽창 속도는 일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우주를 고무풍선에 비유할 경우 같은 속도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한 기준(지구)에서 두 배 멀리 떨어진 점(초신성 등 천체)은 거리에 비례해 두 배의 속도로 멀어지는 식이다.

그러나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세 명이 이끄는 연구팀은 그런 가설이 '오류'였음을 증명했다.

허블 시대보다 훨씬 더 정밀해진 최근 관측기기로 매우 멀리 있는, 좀 더 정확하게는 '빅뱅' 즈음에 만들어져 지금 우주 끝 자락에 있는 초신성의 팽창 속도를 재보니, 도플러효과에 따라 예상되는 속도와 같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까이에 있는 초신성의 실제 팽창 속도는 기존에 알려졌던 우주의 팽창 속도보다 빨랐다.

결국, 우주의 팽창 속도는 빅뱅 이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게 아니라, 최근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발견 이후 많은 물리·천문학자들이 이런 '가속 팽창'의 원인을 찾고자 여러 가설을 제시했고, 그 가운데 정설로 굳어져 가는 것이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개념이다.

최근 우주의 팽창 속도가 빨라진 것은 우주의 90% 이상을 채우고 있으나 보이지는 않는 어떤 물질, 즉 '암흑물질'이 에너지(암흑에너지) 형태로 존재하면서 만유인력을 거슬러 은하와 은하, 천체와 천체를 밀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분들의 가장 큰 업적은 우주의 팽창 속도가 137억년이라는 우주 나이를 고려할 때 매우 '최근'부터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라며 "이 관측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가정됐고 이를 통해 현재 우주를 채우고 있는 물질 가운데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90% 이상에서 13%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박사는 "우주 팽창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팽창하는 힘이 중력을 이긴다는 것으로, 중력이 존재해도 우주가 계속 팽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며 "이 같은 우주론이 바로 이들 세 과학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15년 사이 새로 정립된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shk999@yna.co.kr 2011/10/04 21:4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10/04/0200000000AKR201110042300510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