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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얘기들 !

+ 터키 ‘이스라엘 고립’ 시동 / 터키총리에 아랍 열광

 

이스라엘 적대시 터키 총리에 아랍 열광

입력시간 : 2011.09.15

 

이집트 방문에 지지자 3000명 몰려 영웅 대접

 

이집트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앞줄 왼쪽) 터키 총리가 14일 에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와

함께 카이로의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은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카이로=신화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인기가 아랍권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가, 공백으로 남아있는 아랍의 맹주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13일(현지시간) 에르도안 총리의 딱 부러진 반이스라엘 정책이, 이집트 군부의 미지근한 대이스라엘 정책과 대비되면서 그가 이집트에서 록스타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를 방문하는 아랍의 봄 투어에 나선 에르도안 총리는 12일 밤 첫 행선지인 이집트에 도착했는데 카이로국제공항에서는 3,000여명의 지지자가 '에르도안은 영웅' 등의 현수막을 들고 환호하며 그를 맞았다.

외신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아랍권 공공의 적인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인기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을 이스라엘군이 공격, 터키인 9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유엔 조사보고서가 2일 공개됐는데 에르도안 총리는 이 보고서에 이스라엘이 과잉대응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보고 이스라엘에 사과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곧바로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고 모든 군사 합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또 군함을 투입해 가자지구로 인도주의 구호 물품을 운반하는 터키 국적 선박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13일에는 터키 전투기가 레이더 식별시스템에 이스라엘 전투기를 적국으로 표시한 사실이 알려졌다.

에르도안 총리의 인기는 이스라엘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이집트군 최고위원회(SCAF)와 대비되면서 더욱 치솟고 있다. 지난달 18일 이스라엘군이 이집트 남부에서 테러사건 용의자를 추격하다 이집트 군인 6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난 뒤 이집트에는 반이스라엘 정서가 크게 확산됐으나 SCAF는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13일 아랍연맹(AL) 본부에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만나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승인 노력을 지지하는 것은 아랍국가의 의무"라며 "이스라엘은 무책임하게 행동하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으며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또 터키식 세속주의가 아랍을 위한 모델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AP통신은 에르도안 총리의 이집트 방문이 정교 분리 원칙 아래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한 터키식 모델을 이집트에서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109/h2011091421005422450.htm

 

 

터키 ‘이스라엘 고립’ 시동

입력 : 2011-09-14 21:29

 

총리, 아랍국 단결 촉구

터키가 아랍국가들의 단결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이스라엘 고립화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57)는 13일 ‘아랍의 봄’ 순방의 일환으로 방문 중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연맹 21개국 외무장관을 상대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승인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중에 있을 유엔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승인 건에 대해 “아랍지역이 단결해 팔레스타인 독립국 승인을 지원해야 한다”며 터키가 그동안 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한 아랍 이슈에 얼마나 관심을 보여왔는지를 강조했다. 에르도안은 연설이 끝날 무렵 본심을 드러냈다. “무책임하게 행동한 이스라엘은 고립을 자초했다”고 말한 그는 “지난해 5월 가자지구로 가던 국제 구호선단을 공격해 터키인 9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이스라엘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가 아랍권의 연대를 도모해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슬람권 국가들 가운데 이스라엘과 유일하게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던 터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유례없이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은 지난해 5월 가자지구로 향하던 터키 구호선박에 대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공격 사건이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2일 유엔이 공개한 ‘팔머 보고서’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과잉대응’으로 지적했음에도 이스라엘 정부가 사과하지 않자 터키 정부는 이스라엘 대사 추방, 군사협정 이행 중단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해왔다.

이와 함께 터키가 자국 전투기·전함·잠수함 등에 설치되는 ‘동지·적 식별시스템(IFF)’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터키 매체인 ‘투데이스 자만’이 보도했다. 이 식별시스템에 따라 터키는 이스라엘을 우방이 아닌 적국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이 식별시스템을 수입해왔던 터키는 이스라엘을 적국으로 인식하도록 시스템을 수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자체 생산 이후 터키는 이스라엘 전투기를 적으로 인식하도록 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강경한 대이스라엘 정책으로 이집트에서 ‘록스타’와 같은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13일 이스라엘에 강경한 대응을 하는 에르도안 총리가 이스라엘에 비교적 소심한 대응을 하는 이집트와 비교돼 이집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임은 “아랍지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직접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며 “이집트 지도부로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민들의 악감정을 대이스라엘 정책에 반영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집트를 방문한 뒤 튀니지와 리비아도 순방할 예정이다. 2003년 총선 승리로 정권을 잡은 이후 올해 6월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에르도안 총리는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에 치중돼 있던 외교정책을 중동 및 이슬람권으로 전환해왔다. AP통신은 에르도안 총리가 아랍국가들의 민주화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등 중동의 맹주가 사라진 점을 이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142129015&code=97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