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얘기들 !

+ 지구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의 비밀…쌍성·블랙홀 3중 시스템

 

 

 

[아하! 우주]

지구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의 비밀쌍성·블랙홀 3중 시스템


입력 : 2020.05.07




▲ HR 6819 3중 시스템에서 천체의 궤도를 보여주는 그래픽. 이 시스템을 이루는 한 별(파란색 궤도)

블랙홀(빨간색 궤도)이 짝을 이루어 궤도를 도는 바깥으로 또 다른 별 하나가 궤도를 돌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블랙홀이 발견되었다. 이 블랙홀은 현재까지 최단 거리에 있는 블랙홀로 기록되었으며, 망원경 없이도 밤하늘에서 해당 영역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반구 별지리인 망원경자리에 숨어 있는 이 블랙홀은 거리가 약 1000광년으로, 맨눈으로도 보이는 두 밝은 별로 이루어진 쌍성계에 속한다. 블랙홀까지 친다면 삼중성계가 되는 셈이다. 물론 블랙홀은 관측할 수가 없다. 극도로 강한 중력으로 인해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빛까지도 거기에서 탈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블랙홀의 발견은 천문학자들이 쌍성계 또는 질량 중심을 도는 이중성계를 연구하다 건진 뜻밖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칠레의 라실라 천문대에서 MPG / ESO 2.2 미터 망원경을 사용하여 이중성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HR 6819로 알려진 쌍성계를 관찰하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구원들은 쌍성계에서 제3의 천체, 곧 블랙홀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을 직접 관찰할 수 없었지만, 삼중성계를 이루는 다른 두 천체와의 중력 상호작용을 계산하여 블랙홀 존재를 유추할 수 있었다. 몇 달 동안 시스템을 관찰함으로써 별의 궤도를 알아낸 결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거대한 질량이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측에 따르면 두 별 중 하나가 40일마다 보이지 않는 천체 둘레를 일주하는 반면, 다른 별은 블랙홀에서 훨씬 더 먼 거리의 궤도를 돌고 있었다. 그들은 그 물체가 별 질량인 블랙홀, 즉 죽어가는 별의 붕괴로 형성되는 블랙홀로, 태양 질량의 약 4배인 것으로 계산해냈다.


새로운 연구를 주도한 유럽남부천문대의 토마스 리비니우스 대표저자는 성명에서 적어도 태양 질량 4배의 질량을 가진 보이지 않는 물체는 블랙홀밖에 없다면서 이 시스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넓은 하늘 영역의 사진은 HR 6819가 위치한 망원경자리를 보여준다


HR 6819 블랙홀을 제외하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외뿔소자리의 블랙홀로, 지구에서 약 3000 광년 거리에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블랙홀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에만도 수백만 개의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HR 6819 블랙홀은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최초의 별 질량 블랙홀 중 하나로, 강한 X-선을 방출하지 않는 대신 동반 별과 격렬하게 상호작용한다. 이 같은 블랙홀 발견은 이와 비슷한 조용한블랙홀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HR 6819 쌍성계를 찾는 방법은 일단 남반구에서만 가능하다. 남반구의 별지기들은 쌍안경이나 망원경의 도움 없이 밤하늘에 HR 6819 시스템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쌍성은 공작새자리와 망원경자리의경계 근처에 있으며, 5등성의 한 개 별처럼 보인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 등급의 한계는 6.5등성이다. 현재 이 별은 5.4등으로 우리 눈에 겨우 보일 정도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507601006&section=&type=daily&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