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 `해저화산`- 급속도로 수축ㆍ확산 반복하다

 

해저화산, 급속도로 수축ㆍ확산 반복

기사송고 2012. 5. 14.

(서울=연합뉴스) 태평양 해상(海床)에 솟아 있는 화산들이 놀랄만큼 빠른 주기로 수축과 확산을 반복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BBC 뉴스와 MSNBC가 13일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태평양과 인도-호주판이 만나는 통가 부근 섭입대의 모노와이 해산(海山)을 관찰하던 중 이 해저 화산이 분출해 닷새만에 높이와 크기가 모두 크게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짧은 동안에 정상부의 높이가 무려 79m나 높아지고 부피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3천500개와 맞먹는 약 850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선의 초음파 카메라로 촬영된 이 현상은 해저 화산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최초의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 바다 밑에서는 약 3만2천개의 해산이 확인됐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원래 화산이었고 지금도 수천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노와이 화산이 처음 발견된 1944년 이후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색깔의 변화와 화산 활동 등을 감지해 왔으며 1978~2007년 사이엔 정상부가 솟구쳐 올랐다 내려앉은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14일과 6월 1~2일에 촬영된 영상에서는 이토록 짧은 기간에 해산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구선을 타고 해산 위 해역을 지나다 바닷물이 황록색으로 변하고 가스 거품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에서 달걀 썩는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것을 보고 이들은 화산이 가스를 분출하는 것으로 여겼을 뿐 분출할 것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1주일 후 쿡 섬의 지진관측소에서 닷새간의 강력한 지진활동이 기록됐고 진앙이 마노와이 해산인 것으로 밝혀지자 연구진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가 화산을 측량했다.

이들은 첨단 수심측량술을 이용해 화산 사면 높이가 최고 18.8m, 부피는 수영장 630개 분량이 함몰한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정상부는 높이가 72m나 치솟았고 부피는 수영장 3천500개 만큼이나 늘어났으며 완전히 새로운 화구구(火口丘)가 새로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변화는 다른 화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으로 이보다 큰 변화는 베수비우스 화산과 세인트 헬렌스 화산에서만 기록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새로 덧쌓인 물질이 아마도 화산 폭발 때 분출돼 굳은 마그마일 것으로 추측했지만 붕괴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처음 방문 때 목격했던 열수구 분출 현상이 화산 사면의 암석을 약화시켰거나 화산 내부에서 돌아다니던 마그마가 사면을 붕괴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7~2011년 사이 모노와이 화산이 커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관찰된 것과 같은 규모의 분출이 10~13번은 일어나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해상의 움직임은 어떤 것이라도 쓰나미를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닷새동안 마그마가 흘러나온 이번 분출은 속도가 너무 느려 쓰나미를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youngnim@yna.co.kr 2012/05/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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