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얘기들 !

+ `美, 여객기로 우라늄 수송` <위키리크스>/ 교황청 돈세탁

"美, 여객기로 우라늄 수송" <위키리크스>

2010/12/13

유럽 아마존닷컴, 30분간 불통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미국 외교관들이 자국 정부 규정을 무시하고 우라늄을 외교행낭에 담아 민간여객기 편으로 발송하는 `대담한' 행동을 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미국이 예멘 반군 소탕작전을 벌이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물밑에서 지원했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도운 우즈베키스탄이 지국 인권활동가에게 상을 준 미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사실도 전문을 통해 공개됐다.

전문 공개 이후 위키리크스에 서버 제공을 중단한 아마존닷컴에 최근 사이버공격이 가해진 데 이어 유럽 일부 국가의 아마존닷컴 홈페이지가 12일 일제히 불통, 해커 공격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다.

◇"美, 여객기로 우라늄 발송" =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3일 미얀마(버마) 주재 미 대사관의 2008년 9월 전문을 인용, 대사관이 미얀마 군부의 핵개발 정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미얀마인으로부터 우라늄-238을 소량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전문에 따르면 대사관은 이 우라늄을 외교행낭에 넣어 본국으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고, 미얀마 당국은 우라늄이 운송된 사실을 모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외공관이 본국 정부와 문서나 물품을 주고받을 때 쓰는 외교행낭은 국제협약상 주재국 당국도 개봉이나 투시검색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우라늄 운송은 민간여객기로 방사능 물질을 운송하는 것을 금지한 미 국무부와 연방항공청(FAA) 규정 위반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美, 사우디에 무기ㆍ정보 지원" = 미국이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스와 전쟁을 수행한 사우디에 무기와 정보를 비밀리에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미국은 사우디군 당국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고 "소형 화기와 포에 사용하는 탄약을 다량 운송했다"고 더 타임스가 사우디 주재 미 대사관의 작년 12월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전문에는 또 미국이 사우디에 위성 영상을 제공, 후티스의 근거지를 폭격하는 데 도움을 준 사실도 언급됐다.

당시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후티스를 상대로 한 전쟁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우즈벡, 자국 인권관련 美에 항의" =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리처드 놀랜드 우즈벡 주재 미 대사에게 아프간으로 향하는 미군을 위해 자국 영토를 열어주는 조처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이같은 위협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에 앞서 우즈벡 인권활동가에게 상을 수여하는 등 우즈벡 정부에 부패 척결과 인권상황 개선을 압박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고 대사관은 해석했다.

이에 놀랜드 대사는 카리모프 대통령을 진정시켰으나 국무부에 보고한 전문에서 "분명 그를 압박(특히 공개적으로)하면 우리 군 병력 통과에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아마존닷컴 불통..해킹 개연성도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아마존닷컴 홈페이지가 12일 밤 30분 이상 불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위키리크스에 서버를 제공하던 아마존닷컴은 미 외교전문 폭로 이후 미 정부와 의회로부터 압력이 가해지자 서버 제공을 중단,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해커들의 주요 공격 목표로 떠올랐다.

이날 사이트 불통은 사이버공격에서 비롯했을 개연성도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해커 모임 `어나너머스(Anonymous.익명)'는 앞서 9일에도 아마존닷컴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어나너머스는 11일에는 사이버공격에 치중하던 전략을 바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전문 내용을 광범위하게 퍼뜨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황청, 외교전문 폭로 우려 = 교황청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에서 자신들과 관련한 내용이 속속 알려지자 이를 "극도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연히 이같은 보고는 작성자의 인식과 견해를 반영한 것이며 교황청의 의견 표출로 간주할 수 없다"며 "해당 전문들의 신뢰성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매우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는 아일랜드 교구 사제 성추문 조사에 관한 교황청과 아일랜드 당국의 신경전 등 교황청에 민감한 사안도 포함돼 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돈세탁 추문에 휘말린 교황청 은행>

2010/12/13

(바티칸 AP=연합뉴스) 교황청 은행의 돈세탁 추문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 9월 교황청 자금 2천300만유로를 압수하고 돈세탁 혐의를 집중 수사 중이다.

크레디토 아르티지아노은행 로마 지점의 교황청 계좌에 있던 이 자금 중 2천만유로는 프랑크푸르트 소재 JP모건 은행으로 갈 예정이었고 나머지는 푸치노 은행으로 송금될 돈이었다.

교황청이 이탈리아 법에 규정된 자금의 출처와 행선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압수 이유였다.

교황청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하고 문제가 잘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그렇게 간단치 않아보인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서 이탈리아 검찰은 교황청은행이 "자금의 소유주와 출처,행선지를 감출 목적으로" 돈세탁방지법을 의도적으로 농락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부패한 기업인과 마피아를 위해 사제들이 대신 전면에 나선 것으로 수사관들이 추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자료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2건의 거래를 지적하고있다. 2009년에 있었던 한 건의 거래는 가명을 사용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올해 것으로 교황청 은행이 이탈리아의 한 은행 계좌에서 거액을 빼내면서 자금의 행선지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은행의 요청을 묵살했다.

시칠리아경찰도 로마의 한 신부가 교황청 은행 계좌를 이용해 돈세탁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이 신부의 숙부는 마피아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은 이 신부의 아버지가 불법 조달된 25만유로를 "자선 기부" 명목으로 신부에게 송금했으며 이 자금이 다시 자금 추적이 어려운 교황청은행의 홈뱅킹 시스템을 통해 여러 차례로 나뉘어 시칠리아로 송금됐다고 밝혔다.

검찰당국은 교황청은행이 국제적인 기준을 따를 뜻을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그런 방향으로 선회하고있다는 조짐이 없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는 오히려 "완전히 반대"라는 것이다.

교황청은 이탈리아에서 별도의 주권 국가로 인정되기 때문에 교황청 은행에 대한 이탈리아 당국의 수사는 법적으로 까다롭다.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그러나 이탈리아중앙은행이 교황청 은행을 이탈리아에서 영업하는 외국은행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번 수사에 나설 수 있었다.

이탈리아 검찰은 그러나 1980년대에 이런 사건에서 미국 대주교로 교황청은행장이었던 폴 마친커스를 체포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법원이 그에게 면책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마친커스는 2006년에 사망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했지만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 시리즈 3편에 나오는 질데이대주교의 인물 설정에 영감을 준 인물이었다.

교황청의 금융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6년에 바티칸의 금융자문관은 감옥에서 독극물이 든 커피를 마신 후 사망했다.

1982년에는 또 다른 금융자문관이 런던의 다리 아래에서 목을 맨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그의 호주머니는 돈과 돌멩이로 채워져있었다.

이 두 사건은 교황청 은행의 이미지를 실추시켰으며 마피아와의 관련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탈리아 당국과의 송사에 수억달러를 쏟아부어야했다.

교황청은 이번 사건에도 결백함을 내세우고 있지만 법원은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있다.

자금 압수를 해제해 달라는 교황청의 제소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교황청은행은 1942년 교황 비오 12세가 설립했으며 종교 또는 자선 활동 자금만 다룬다.

일반인은 이 은행을 이용할 수 없으며 이 은행 거래자의 명단은 비밀이다.

은행 관계자는 4만명-4만5천명 정도인 거래자의 대부분이 교회단체와 성직자,교황청 관리 및 교황청과 관계가 있는 평신도들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은 교황청 내 니콜로 Ⅴ 타워에 있으며 고위 성직자들은 경비병이 지키는 별도의 출입문을 통해 들어간다.

직원은 100명 정도이며 10개의 창구가 있고 지하 금고와 자동입출금기도 있다고 이용자들은 전했다.

maroonj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