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儒ㆍ佛ㆍ仙 合一 煉丹指針 >
기공/명상 작은 모임 공간에 동참하게 되어 기쁩니다.
기념과 신고 인사를 겸하여, 기공/단학/명상인이 최초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올립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 부분은 {성명규지}의 총론 부분 글이고 뒷 부분은 {聖人의 길을 밟는다}에 들어 있는 글입니다.
<儒ㆍ佛ㆍ仙 合一 煉丹指針>
{性命雙修 萬神圭旨}
尹眞人의 弟子 씀 李允熙 풀어 옮김
나는 젊었을 때 벌써 도가를 좋아하여 이 땅에 {성명규지}가 있음을 익히 들었으나 오랫 동안 그 책을 보지 못하다가 경술년(1670) 늦은 봄에 여한(輿閑)과 약제(若濟) 두 형이 보여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읽어 나가는 동안에 비로서 이 책이 윤진인(尹眞人)의 수제자가 손으로 받아 쓴 것임을 헤아릴 수 있었는데, 그 밖에는 이 책이 나온 곳을 찾을 길이 없다. 그러하였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언제나 {중화집(中和集)}과 {금단(金丹)**}라는 책만을 가지고 도를 의논하였던 것이다.
참다운 신선을 찾는 이른바 도가(道家) 곧 현종(玄宗)에 관한 책을 말할 것 같으면, 수레에도 넘치고 방안에 다 쌓을 수도 없으며 그 내용도 넘치도록 많지만 그림과 이론을 함께 잘 늘어 놓아서 공부를 익혀 나가는 차례를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은 이 책 밖에 보지 못하였다. 자세하고 깔끔한 내용과 뛰어난 짜임새가 해와 별처럼 빛나니, 이만한 책을 다시 얻어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곧바로 {용호경}, {참동계}, {오진편}등의 경전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같은 길을 같은 방법으로 나가고 있으니 참으로 참으로 훌륭한 글이요 찾아보기 어려운 책이다.
배우는 사람이 이를 얻어가지고 채찍질을 해 가면서 배워 나간다면 어찌 앞서가신 큰스승들의 뒤를 잇는 업적을 남기고 색신(色身)을 말미암아서 법신(法身)을 증명하는 일을 이루지 못할까 염려할 것인가? 나고 죽음이 있는 곳에서 그것이 없는 곳으로 이른다면 그것이 바로 긍극적 진리와 합쳐지는 것일 것인데 이 책은 그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것을 실천하지는 않으니, 알고 나서 그것을 닦는 사람을 성인이라 부르는 반면 알고도 닦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부르게 된다. 이에 여한과 약제 두 분이 마음을 일으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책대로 닦아서 그 묘하고 훌륭한 뜻을 완전히 통하시고는 곧바로 인쇄하여 출판하기로 의논을 모으셨다. 이제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의 정수리로부터 발꿈치까지 통하는 침을 놓아서 곁가지로 빗나간 사람들의 잘못된 관습을 싹쓸어 가지고 멀리 멀리 물리치게 되었다.
나에게 서문을 부탁해 오니 부족하나마 위와같은 몇마디 말로써 이에 응하고자 한다.
{성명규지}는 누가 지었는지 분명치가 않고 윤진인의 높은 제자가 손으로 썼다고만 전해진다. 지금까지 세상에 전해지는 것이 드믈었는데, 은유일(殷惟一)이 여러 해 동안 감추어 두었던 것을 조약제(曹若濟)가 보고 기쁜 나머지 주여한(周輿閑)에게 가져 가서 함께 보았다. 다시 인쇄하여 출판하기로 하여 전우진(錢羽振)이 맡아서 이루기로 하고 책이 다 되자 나에게 서문을 쓰라 한다.
나는 이 길에 마음을 두고 걸어 오기는 했으나 아직 이르렀다고는 할 수 없는 사람이니 감히 한 마디인들 거들 수 있는 처지가 아니지만 억지로 말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세 종교가 솥발처럼 정립된 뒤로 서로 다른 말들만 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아니하며 서로 적을 대하듯 하고 날로 충돌하기만 하고 있다. 이 책만이 홀로 큰 진리를 싣고서 유교와 불교의 묘하고 훌륭한 가르침을 널리 통하게 하고 다시 중(中)으로써 그것을 요약하고 하나[一]로써 그것을 합치니 본성을 다하고 생명에 이르는 이치가 서로 다른 길을 따라 같은 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뜻이 미묘하기만 하다던 노자의 {도덕경}도 남김 없이 바로잡고 {주역}의 64괘와 석가의 {42장경}도 구슬을 꿰듯 한 줄로 통해 놓았다.
도가(道家)의 입장에서만 말해보아도 96 가지의 잘못된 길이 있고 3600 가지의 옆길로 통하는 문이 있다. 돈을 좋아하는 무리들은 즐겨 외단을 달이는 가마의 불을 이야기하고 색을 낚는 패들은 여자에 대한 고운 말만 한다. 다시 말하면 곰이 나무를 오르듯 하고 새가 다리를 뻗듯 하며 용이 울고 범이 부르짖는다는 경전의 말들을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만 받아들여 본바탕과는 관계가 없는 일을 익히기만 한다는 것이다. 요사이 어떤 방술사가 사람들에게 호흡법과 손가락 꼬는 방법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관문을 연다고 가르쳐서 문득 웃다가 문득 울면서 팔다리를 이리저리 꼬아대니 보는 사람은 그 미친듯 풍병이 든듯함에 놀라지만 그들은 신의 기술이라고 스스로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참으로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이다.
이 책이 무성한 잡초를 일소해버리고 분명한 이정표를 세워서 텅빔에 이르고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함을 지키며 태어나기 이전의 것을 거두어 모으니 삿됨을 내치고 다시 바름으로 돌아옴에 있어서 진실로 강 한가운데를 떠내려가는 하나의 표주박과 같다. 그 깔끔한 요점에 이르러서는 특히 참된 뜻을 강조한 설명이 돋보인다. 사람에게 있어서 참된 뜻은 곧 참된 토(土)에 해당하니, 움직임이 극에 달하여 다시 고요해질 때에는 이 뜻이 음(陰)에 속하게 되어 기(己)라는 토로 되고 고요함이 극에 달하여 다시 움직이게 될 때에는 이 뜻이 양(陽)에 속하게 되어 무(戊)라는 토로 된다. 기라는 토를 연마하는 사람은 이괘(離卦) 곧 해에 해당하는 수은[汞]을 얻게 되고 무라는 토를 연마하는 사람은 감괘(坎卦) 곧 달에 해당하는 납[鉛]을 얻게 된다. 수은과 납이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게 되면 금단(金丹)은 저절로 맺히는 것이다. 무와 기를 포개면 토를 겹쳐 놓은 모습인지라 그러한 뜻을 가져다가 규(圭)의 맛[旨]이라 하였으니, 지은이의 깊은 생각이 바로 {황정경(黃庭經)}과 서로 겉과 속을 이루고 있다.
주여한이 이것을 닦고 나서 널리 퍼트리고자 귀 어두운 사람에게는 북을 두드려 주고 눈 어두운 사람에게는 밝게 밝혀 주니, 그 공덕이 또한 크다. 은유일과 조약제 두 분도 모두 [양생주(養生主)]에 밝은 분들인데 나만은 그저 말만 떠벌리기 잘할 뿐이다. {장자}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라 한 것이 바로 이를 두고 이르는 듯하다.
그 설명을 해놓은 것이 모두 색신(色身)을 위하여 헤아리는 것 뿐인 것을 가지고, 색신은 유한하나 법성(法性)은 가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법계(法界)를 내 몸으로 삼고 크게 수행하는 사람과 더불어 본성과 생명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법계를 버리고는 본성도 생명도 없으며 몸도 마음도 없다. 법에 따라서 원만하게 닦으면 곧바로 인류와 하늘의 스승으로 되는 씨앗을 잇게 되는 것이다. 저 일곱 자 몸 속의 어느 한 빈 곳을 마음이라 말하는 사람이 제멋대로 닦아 지니는 것은 모두가 업을 짓는 것으로서 한 번 뛰어 넘어 곧바로 들어가는 가르침에는 당치도 않은데....
스승의 말을 들어보면 수행하는 가르침에는 두 가지 문이 있는데, 하나는 법계로부터 돌아와서 색신을 다스리는 것이요 하나는 색신으로부터 법계로 뚫고 나가는 것이다. 법계로부터 색신을 다스리는 것으로는 {화엄경(華嚴經)}이 자랑스럽고 색신으로부터 법계로 뚫고 나가는 것으로는 {능엄(능嚴)}의 모든 경전이 있다.
{성명규지}가 풀이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색신으로부터 나가는 것이기는 하나, 법계로 나감에 성공하고 나면 그제서야 또다시 허공에 흩어 뿌려버리니 무슨 몸이니 마음이니 하는 것을 논할 길이 있겠는가? 가리키는 손가락으로 말미암아 달을 보라든가, 진리를 얻으면 그에 대한 해설은 잊어버리라는 가르침은 제대로 잘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거사께서 이를 세상에 흘러 퍼지게 하시고자 하는 뜻도 또한 이러한 점을 보신 것이 아니겠는가? 나도 그의 세상에 펴시고자 하는 착한 뜻과 사명(思鳴)씨가 보물처럼 간직하였던 처음의 심정을 저버릴 수 없어서 이렇듯 연기(緣起)를 써 가지고 이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현가(玄家)의 책이 수레에 다 싣지 못할 정도요 쌓아 놓으면 천정에 닿을 정도로 많지만 그 아주 미묘하고 자세한 곳을 곧바로 가리켜 낸 것으로는 이 책만한 것이 없다. 진리에 살고자하는 사람이 만일 이 책에 힘입어서 그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면 성공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친구 여상길은 명나라 덕종(德宗) 황제의 손자로서 '그 중요시 하는 바가 저 한 몸에 그치니 곧 오래 사는 것[長生久視]일 뿐이어서 끝내 목숨수[壽]자를 떠나지 못한다'는 이유로 현교(玄敎)를 조금 억누르는 점이 없지 않은 사람이다. 그의 견해에는 확실히 오른 바가 있지만, 오직 이 책에 있어서만은 성의를 다하여 머리말을 써서 사람들을 타이르고 있다. 다만 그 말의 내용이 '한 번 뛰어 넘어 곧바로 들어가서 인류와 하늘의 스승으로 되는 씨앗을 이어 받으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어찌 그가 아무 까닭 없이 되는대로 말한 것이겠는가?
사람마다 받은 바가 있는 것이니, 오래 살므로 말미암아 거듭 태어남에 이르고 거듭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태어남이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어찌 불가능하겠는가? 길은 서로 다르지만 돌아가는 곳은 같으며 생각은 백 가닥으로 나뉘지만 결론은 하나인 것이다. 진리에 어찌 둘이 있겠는가? 이 명나라 태조이신 고황제께서 세 종교를 말하시기를 "천하에는 두 진리가 없고 성인에게는 두 마음이 없다"고 하였다. 참으로 크도다 그 말씀이여! 그 이상의 말은 있을 수도 없으며 또한 백성된 자로서는 한 마음으로 나라의 말씀을 받들 뿐 그보다 능가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아아 세상사람들은 나고 죽는 흐름 속에서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다가 어느 한 순간에 본성과 생명을 윤회의 그물 속으로 던져버리고 마는구나! 이 책을 얻어서 그대로 행하여 한 번 깜짝 깨닫는다면 그 몸과 마음에 이루어지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니 유가의 서원(書院)에서도 돌려 보고 도가의 진인(眞人)들의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도 전해주게 되면 반드시 칭찬과 감탄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큰 진리의 길을 설명함[大道說]
진리란 무엇인가?
하늘과 땅을 제자리에 있게 하고 만물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해와 달을 그렇게 걸려 있게 하고 오행(五行)을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갠디스 강의 모래알보다 더 많은 것이라 하고 하나의 짝도 없이 홀로 외로운 것이라고 하며 우주의 거대한 기운 속으로 곧바로 들어가는가 하면 티끌 먼지에로 되돌아 가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주의 운행 변화를 훌륭하게 잘 모아 놓고 성스럽다 평범하다 하는 것을 훌쩍 뛰어넘어 있는 것이라 하는가 하면 아직 어떤 기틀이나 경계도 조짐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신령스럽게 통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눈 앞에서 죽이고 살림이 분명하고 도저히 그로부터 도망쳐 나갈 수 없는 것이라고도 하고 아주 낮고 천함 속에 있으면서도 아주 높고 귀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 외에도 그윽하고 어두움에 있으면서도 더 이상 없이 높고 밝은 것이라, 잘게는 티끌 속에 들어가고 크게는 하늘과 땅을 끌어 안는 것이라, 없음으로부터 있음에로 들어가는 것이라, 부처가 되고 신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진리라는 말들이 있다.
불경의 5,048 권이 다 설명하지 못하였고 {중용(中庸)}의 33장이 또한 막힘 없이 설명하지 못하였으며 {도덕경} 5,000여 글자가 끝까지 설명하지 못한 곳, 그 진리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
한마디로 말하여 "기(氣)이다."
원래 하나의 기가 서리고 모여서 하늘과 땅이 아직 생기기 전의 상태를 이루고 헤아릴 수 없이 막막한 가운데 무엇인가 살아 움직이고 신령하면서도 지극히 묘한 것, 이러한 것을 태을(太乙)이라, 아무 것도 시작되기 이전의 시작의 시초라, 진리의 길이라 한다. 그러므로 '시작이 없음'이라고 말한 것이다.
무릇 하늘과 땅이 시작할 때에는 하나의 기가 움찔거린다. 텅비어 아무 것도 없는 가운데 열림과 닫힘이 생기고 암컷과 수컷이 서로 느껴서 부르고 검은 것과 흰 것이 어우러져 엉기고 있음과 없음이 서로 들추어 내면서 뒤섞여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텅 비면서 지극히 성스러운 무엇이 근원을 품어 안고 신령함을 지녀서 신명(神明)이 변하여 어떤 존재로 나타나되 어리둥절하여 잘 알아 볼 수 없는 출발점을 이룬다. 이것이 태역(太易)이요, 무엇인가 시작되기 시작한 시초요, 진리가 [一]을 낳는 것이요, 원시(元始)라는 것이다.
하늘과 땅의 가장 큰 근원은 어떤가? 하나의 기가 이에서 쪼개지게 되니참다운 주재자[眞宰]가 저절로 그 능력을 맡고 여러 빛들이 엇갈려 비치면서 늘어서고 모든 신령함이 장엄하면서도 고요하게 보호하는 가운데 음과 양으로 갈라져 나누어진다. 이것이 태극(太極)이며 하나에서 둘이 생겨남이고 하느님[虛皇]이라는 것이다.
음과 양이 이미 갈라지고 나면 하늘과 땅이 자리잡고 사람이 길러진다. 이것이 둘에서 셋이 생겨난다는 것이고 으뜸되는 소용돌이[混元]라는 것이다.
양은 맑은 것으로서 위로 올라가 밝게 빛나게 되니 곧 해와 달과 별들이 벌려있게 된다. 그러므로 하늘은 왼쪽으로 도는데 해와 달과 별들은 오른쪽으로 돈다. 양하여 맑은 것들은 위로 떠올라 양에서 모이니 바람과 구름이 움직이고 번개와 비가 생기는 것이다.
음은 탁한 것으로서 무겁고 엉기게 되니 땅을 이루어서 바다와 산이 우뚝하게 생기고 다섯 곡식과 풀과 나무가 힘차게 자라게 된다. 그러므로 산봉우리가 구름 위로 솟기도 하고 산과 호수가 기운을 통하게도 되는 것이다. 음과 양의 기운이 막혀서 통하지 않으면 눈과 서리가 맺히고 얼음이 얼게 되는 것이며 음하여 탁한 것이 쌓여서 엉기게 되면 바위 굴이 남모르는 곳에 감추어져서 깊고도 깊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다섯 곡식과 여덟 가지 돌로써 얽히고 설키게 되는 것이다.
하늘과 땅 가운데서 음과 양의 바른 기운이 어우러지는 바에 의하여 성인이니 신선이니 부처니 서민이니 어진사람이니 어리석은 사람이니 오래 사는 사람이니 일찍 죽는 사람이니 하는 것이 결정되어서, 태를 받아 나기도 하고 알에서 깨어 나오기도 하고 습기찬 곳에서 저절로 변화되어 나오기도 하기를 그침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육합(六合)이라는 것이고 셋[三]에서 만물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사람은 하늘과 땅을 이루는 기운을 받아서 태어나서 자란다. 16세에 이르면 세 효가 모두 양으로 되니 어찌 더할 나위 없는 덕을 지닌 어른이 아니겠는가? 그 뒤로 그 훌륭한 덕을 가려버리고자 하는 소식이 어느날 아침에 문득 찾아오게 되고 날마다 한 구멍씩 파 내려가니 세 효에 꽉 차 있던 양(陽)이 우루루 몰려 들어 달려 나가게 되어 두째 효가 음으로 된다. 이로 말미암아 건괘(乾卦)가 순수함을 지키지 못하고 깨어져서 이괘(離卦)로 되는가 하면 곤괘(坤卦)에 품겨져서 그 가운데를 채우고 감괘(坎卦)로 된다.
만약 지극히 성스럽고 신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진리의 바탕인 태극이 드러나는 까닭을 알 수 있고 죽음과 삶의 근본이 시작되는 까닭도 알 수 있으며 건과 곤 음과 양이 서로 올라타는 까닭도 알 수 있고 하늘의 수컷과 땅의 암컷이 어우르는 까닭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건과 곤의 바탕을 법으로 삼고 감과 이의 쓰임을 본받으며 음과 양의 자루를 붙잡아서 나고 죽음의 관문을 건너가며 감괘 가운데의 양을 가져다가 이괘 가운데의 음에 채운다. 이괘의 음이 이미 채워지면 순수한 밝음을 다시 찾아서 건괘로 되는 것이다. 이 때에는 건괘라는 으뜸을 보충하여 채워서 다시 가로 막혔던 어두운 마음을 온전하게 찾으므로써 어버이로부터 받아서 태어났던 것을 온전하게 하고 하늘로부터 받아 가졌던 것을 온전하게 한다. 이것이 둥글둥글 원만하게 되는 것이며 하나의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높은 곳을 향하여 더욱 배우고 익히되 부지런하고 용감하여 개으름이 없도록 하면 금단(金丹)이 이루어져서 성태(聖胎)가 원만해진다. 성태가 원만해지면 진인(眞人)이 나타나고 진인이 나타나면 변화가 막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사라지고 드러남이 예측할 수 없게 되어 종리권(鐘離權), 여순양(呂純陽), 왕중양(王重陽), 마단양(馬丹陽)등과 더불어 나란히 하늘을 날으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게 되는 것이다.
어쩐 일인지, 세상 사람들은 이 진리의 길을 몰라서 한창 기운이 좋을 때에는 기를 줄을 모르고 기운이 빠지고서도 구원할 줄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거듭한다. 양은 다 없어지고 음만 남아서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 귀신[鬼]이 되고 마는구나! 그래서 자양진인(紫陽眞人)께서는 "아..! 사람의 몸을 얻기는 어렵고 세월은 쉽사리 흘러가는데 모자라는 곳을 닦을 생각은 않고 지은 업(業)을 따라 주어지는 보답 속에 파뭍혀서 스스로 일찍 반성하여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고 그저 타고난 수대로 죽기만을 기다리는구나!"라고 탄식하였다. 만약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때 한 생각 잘못하면 곧장 지옥이나 아귀(餓鬼)나 축생의 세계에 떨어져서 티끌처럼 많은 시간을 지나도 벗어날 기회가 없게 되고 만다. 이렇게 된 뒤에 후회를 하여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세 종교의 성인(聖人)들께서 본성과 생명에 대한 가르침으로써 사람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문을 열어 배우고 익히게 하여 태어남과 죽음의 문제를 벗어나게 하였던 것이다.
유가(儒家)의 가르침은 사람으로 하여금 본성과 생명에 그대로 따르면서 우주 자연의 운행 변화에로 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인데, 그 이치가 사회적 성격을 띄고 있다.
선종(禪宗)의 가르침은 사람으로 하여금 본성과 생명을 헛것이라고 봄으로써 큰 깨달음에로 뛰어오르게 하는 것인데, 그 뜻이 매우 높다.
도가(道家)의 가르침은 사람으로 하여금 본성과 생명을 닦아서 오래 살도록 하는 것인데, 그 내용이 아주 실제적이다.
가르침은 비록 셋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밟아 나가는 길은 한 곳으로 모이게 되어 있다.
유가의 성인은 가르치기를,
"상대방을 편안히 머무르게 한다, 이웃의 발꿈치를 높이 보아준다, 자기의 발을 내려다 보며 잘 살핀다, 그 있어야 할 곳에 머문다, 옛것을 이어받아 넓힌다, 몸가짐도 가지런하며 엄숙하고 마음가짐도 한결같고 한눈 파는 일이 없도록 한다, 지극한 선(善)에 머문다, 가운데 길이 탁 뚫여서 아래 위로 통한다, 몸 안에 바른 자리가 잡힌다, 생각은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발끝은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넓은 곳에 머무러 산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바른 자리에 서 있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큰 길을 걷는다, 모든 것이 한 덩어리로 중(中)에 있게 된다, 참으로 순수하게 지극한 선에 이르게 된다"라든가, '정성이 다 없어지는 곳, 몸속의 텅빈 공간 속에 즐거움이 있는 곳, 사방 한 치 속에 신명이 살고 있는 곳, 도덕과 의리가 들고 나는 문, 생동감이 넘치는 땅'이라든가,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다, 그 인(仁)하는 마음은 참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 연못은 참으로 깊고 조용하다, 그 하늘은 참으로 넓고도 넓다, 하늘은 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물러나 알기 어려운 곳으로 숨어버린다"라든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 않는 하늘'이라든가 '아무런 인식도 지각도 없는 땅'이라고도 말한다. 이루 다 적을 수 없이 많으나 한마디로 말하면 이 본성과 생명의 길 아닌 것이 없다.
도가의 아득하고 묘한 가르침은,
'현과 빈(玄牝)의 문, 하늘과 땅의 뿌리, 몸을 낳는 곳, 생명을 되풀이하는 관문, 금단의 어미, 현관(玄關)의 구멍, 엉겨서 맺히는 곳, 호흡의 뿌리, 갑을(甲乙)의 제단, 무기(戊己)의 집, 마음의 원천, 본성의 바다, 신령한 집, 신령한 돈대, 봉래(蓬萊)섬, 주사( 砂)를 담은 솥, 초승달 같은 화로, 신이 사는 방, 기가 웅크린 동굴, 흙 가마, 곡신(谷神), 신령함의 뿌리, 칼자루, 감괘와 이괘가 어우르는 곳,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화하는 시발점, 태어남과 죽음이 서로 가로막혀 있지 않는 땅, 귀신이 기회를 엿보아도 깨트릴 수 없는 기틀' 등 이루 다 적을 수 없이 많으나 한마디로 말하면 이 본성과 생명의 길 아닌 것이 없다.
불가의 참선을 가르치는 말로는,
'둘이 아닌 이치의 문, 참으로 깊은 진리의 세계, 허공을 감추고 있는 것, 파도가 영원히 잠든 바다, 진실의 땅, 모든 선의 이치를 갖추어 있는 문, 건너편 언덕의 깨끗한 곳, 참된 경계의 마음 자리, 극락의 나라, 중생 속에 감추어져 있는 여래, 사리(舍利)의 알맹이, 보살의 땅, 밝은 빛이 들어 있는 곳, 원만한 깨달음의 바다, 진리를 꿰뚫어 보는 지혜의 언덕, 진리의 왕성(王城), 서쪽의 하늘나라, 텅빈 가운데의 참된 틈, 이 하나의 마음을 한 곳에 둠, 연꽃으로 장엄한 바다, 다라니의 문, 움직임이 없는 도량,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닦아 나가는 곳' 등 이루 다 적을 수 없이 많으나 한마디로 말하면 이 본성과 생명의 길 아닌 것이 없다.
유가에서 말하는 '중(中)을 잡으라'는 것은 이 본바탕의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고 도가에서 말하는 '중을 지키라'는 것은 이 본바탕의 중심을 지키라는 것이며 불가에서 말하는 '공(空)이니 중(中)이니'하는 것은 본바탕인 중심은 본디 환하게 비었다는 것이다.
도가에서 말하는 '坪 얻으라'는 것은 이 본바탕의 하나임을 얻으라는 것이고 불가에서 말하는 '坪막 돌아가라'는 것은 이 본바탕의 하나임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며 유가에서 말하는 '坪막 꿰라'는 것은 이 본바탕이 하나로써 꿰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중을 잡지 않고 坪막 꿰지 않았다면 공자께서 어찌 성인 되는 공부를 하여 공자로 되었을 것이며 중을 지키고 坪 얻지 않았다면 노자께서 어찌 단(丹)을 기르는 공부를 하여 노자로 되었을 것이며 안을 비우고 坪막 돌아가지 않았다면 석가께서 어찌 마음의 흩어짐이 없는 공부를 하여 석가로 되었을 것인가 하는 점을 알게 된다.
이 본바탕이라는 것은 텅 비어 있고 아무런 조짐도 없는 것이건만 억지로 이름 붙여서 중(中)이라 안이라 부르는 것이며 그 꼬투리가 드러남을 보고 억지로 이름하여 坪繭箚 부르는 것이다. 중을 말하면 그 말 자체 안에 坪 감추어져 있고 坪 말하면 그 말 자체로써 중의 쓰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은 이 본바탕을 얻어서 하늘다운 하늘로 되고 땅은 이것을 얻어서 땅다운 땅으로 되며 사람은 이것을 얻어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되는 바이니, 하늘과 땅과 사람의 큰 진리의 길이 이 본바탕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옛적의 삼황오제(三皇五帝)는 이를 얻어 황제다운 황제로 되었으며 성왕(聖王)들도 이를 얻어 임금다운 임금으로 되었으니 옛 성군(聖君)들의 큰 진리의 길도 이에 근원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성인은 이를 얻어 성인다운 성인으로 되었으며 태상(太上)은 이를 얻어 태상다운 태상으로 되었으며 부처는 이를 얻어 부처다운 부처로 되었으니, 성인과 진선(眞仙)과 부처의 큰 진리의 길도 이에 근원을 두고 있은 것이다. 옛 상고시대에 진리의 길을 얻은 분으로는 복희(伏羲) 신농(神農) 황제(黃帝) 같은 분들이 있고 세상 명예를 버리고 숨어 살면서 진리의 길을 얻은 분으로는 노자 장자 관윤(關尹)같은 분들이 있고 제후로써 진리의 길을 얻은 분으로는 장량(張良) 회남왕(淮南王) 같은 분들이 있으며 산 속에서 진리의 길을 얻은 분으로는 종리권 여동빈 진희이(陳希夷) 같은 분들이 있었다.
진리의 길이 하늘과 땅에서 진인(眞人) 선인(仙人) 부처를 이루어 낸 것을 역사를 내려오면서 헤아려 보면 헤일 수 없이 많다. 모든 선인들을 모아 놓은 전기를 굽어 살피게 되면 옛적부터 지금까지 하늘로 올라간 분이 십만여 분이나 되고 수련할 자리를 골라 뽑은 것이 팔천여 곳이나 된다. 기적을 행한 것으로는 자진(子晉)이 신령한 난(鸞)새를 탔던 것과 금고(琴高)가 잉어를 타고 부리던 것 같은 것이 있고 오래 산 것으로는 이탈(李脫)이 스스로 800살이라고 했던 것과 안기생(安期生)이 3,000살 되도록 살았다고 여겨지는 것 같은 것이 있다. 어떤이는 세상에 머물면서 몸을 유지하고 어떤이는 세상을 싫어하여 몸을 껍질처럼 벗어버리기도 하였다. 그 뿐만아니라 진리의 길을 이루고서도 숨어서 그저 자신의 일만 하였을 뿐 세간에 이름 남기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헤아릴 수가 없다. 이러한 까닭으로 깊은 산 묘하게 생긴 굴마다에는 대대로 사람이 그치지 않으면서 숨어 있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였지만 그 모두를 알아 낼 수는 없는 일이다.
옛날에는 임금이나 벼슬 높은 사람이나 세력 많은 사람 뿐만 아니라 남에게 굽실거리고 살아야 하는 아랫 사람들에게 조차 진리의 길이 보존되어 있었다. 주자(周子)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높은 것은 진리이고 가장 귀한 것은 진리의 실현이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은 사람이다. 사람으로서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은 진리와 그 실현을 몸에 지니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선배 철인들은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려운데 이제 얻었고 큰 진리의 길을 밝히기 어려운데 이제 밝혀졌으니, 이 몸을 이 생애에서 건지지 않고 어느 생애에 가서 건지려고 하는가?"라고 말하곤 하였다.
세상사람들은 이 몸이라는 것이 헛것이며 환상이어서 네 가지 중요 물질이 잠시 합쳐진 물건임을 잘 모른다. 빠르기는 물거품 같고 부싯돌에서 튀는 불꽃 같아서 사람이 비록 100년을 산다고 하지만 70살만 되는 것도 옛부터 드믄 일이라 하였다. 이제 이 오래 가지 못하고 쉽게 부러지는 몸을 가지고 날마다 끝 없이 예측하지 못할 일들을 쫓아 다니며 한 숨도 돌릴 겨를을 갖지 않고 빠르게 달려 나가기만 하니, 생명이 아직 다하기도 전에 참다운 영혼은 이미 다른 껍질을 찾아서 떠나버린다. 이 때가 되면 비록 벼슬이 최고로 높고 수입이 감당할 수 없이 많으며 집에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물들이 가득하고 방에 나라를 뒤 흔들 미인들이 득실거려도 다 버려야 되고 자기의 것이 아니다. 자기의 것이라고 더불어 같이 갈 수 있는 것은 평소에 지어 놓은 죄업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함께 가지 않게 되지만 오직 지어 놓은 업만은 나를 따른다"는 말이 있게 되었다.
{회광집(回光集)}에서는 "천 년 묶은 쇠 나무에 꽃 피기는 쉬워도 사람의 몸을 한 번 잃고 다시 얻기는 어렵다"고 하였고 {오진편(悟眞篇)}에서는 "금을 산처럼 쌓아 놓았다 하더라도 전생에 닦은 내력이 없다면 언제나 사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 하였으며 여순양께서는 "만 겁 동안 천 번 태어나면서 이 사람 몸을 얻은 것은 앞 세상에서 심어 놓은 원인이 있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빨리 깨달아서 미로같은 강나루로부터 벗어나서 윤회의 괴로움을 받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였다. 장자양(張紫陽)께서는 "가르침을 받지 않아 촛불이 바람에 꺼지니 여섯 세계를 다람쥐 채바퀴 돌듯 하여도 하늘을 원망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이 말들을 거듭 세겨 보노라면 어찌 넋을 잃고 멍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이 윤회를 면하여 세상의 그믈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금단을 닦고 불려서 하늘로 올라가는 신령한 사다리를 타고 보통사람의 세계를 뛰어 넘는 길을 가는 것만 한 것이 없다.
그 길은 아주 간단하고 아주 쉬워서 비록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못난 사람일지라도 얻어서 실천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성스러운 곳으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그렇건만 세상에서 참을 닦는 사람들은 진리의 길에 뜻은 두었으되 오로지 정성을 다하지 못하기도 하고 오로지 정성을 다하기는 하되 꾸준히 오래도록 지켜나가지 못하기도 함으로써 배우는 사람은 많아도 이루는 사람은 적다. {상서(尙書)}에서는 "그것을 알기는 어렵지 않지만 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였고 {도덕경(道德經)}에서는 "훌륭한 선비는 진리의 길을 들으면 부지런히 그 길을 걸어 간다. 듣고도 가지 않으면 진리를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진니환(陳泥丸)께서는 "내가 지난날 닦아 행하던 중에 참다운 방법을 얻어서 밤 낮으로 익히기를 끊임 없이 하였더니, 어느날 아침 남모르는 사이에 행함이 가득차게 되어 사방의 벽이 모두 찬 빛으로 밝은 궁궐로 되었다"고 말하였고 마단양께서는 "스승의 은혜가 깊고도 무거워 끝내 갚기 어려웠기에 죽기를 맹서코 문을 싸 봉해버리고 지극한 참을 불리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이 두 분은 나고 죽는 일의 중대함과 그것이 덧 없이 빠름을 생각하여 용감하게 앞으로만 나가는 마음을 일으키고 정(精)을 밀고 올라가는 힘을 찾아내어 실천하였던 것이다. 만약 이 큰 뜻을 세우지 않았다면 어찌 새초롱같은 이 세상을 벗어나서 하늘나라로 넘어 들어간 분이 되었겠는가? {여조전서(呂祖全書)}에 "뼈 아프게 2,3년 부지런히 하고 나면 가슴 시원하게 천만 겁을 산다"는 말이 있다.
무릇 하늘도 기우러지는 때가 있고 땅도 꺼지는 때가 있으며 산도 무너지는 때가 있고 바다도 마르는 때가 있지만 오직 진리의 길만은 이루고 나면 나르는 용을 타고 자주빛 안개에 둘러싸여 하늘 밖을 날으며 태허를 노닐게 된다. 우주 운행의 수(數)로도 그것을 제한하지 못하고 명(命)으로도 그것을 얽어 놓지 못한다. 참답고 떳떳한 본바탕이 다하는 때가 없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의 즐거움을 되 돌아 보건만 어떠한 것이 이만한 것이 있는가? 일찍이 {도덕경}을 살피니 이런 말이 있었다. "비록 한 아름이나 되는 둥그런 옥이 있고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앞세운다 할지라도 조용히 앉아서 이 진리의 길을 나아가는 것만 못하다."
1. 큰 줄거리
사람은 결국 정신과 육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신이란 바로 불쌍한 상황을 보고 안타까워 하고 잘못된 일을 부끄러워 하거나 의롭지 않음을 보고 미워하며 이로운 것도 거절하고 양보하며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내고 정성되고자 하는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정서로 분화되어 나타난다. 육신이란 바로 오장 육부와 그에 따른 열두 경락을 이루어서 그로부터 피어 나오는 기쁘고 노엽고 슬프고 즐겁고 탐내는 감정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이 분화되어 나타나는 정서와 육신으로 말미암아 피어 나오는 감정을 아우르면 결국 한 사람의 됨됨이로 되는데, 그것을 넓은 의미로 "마음"이라고 일컫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됨됨이를 갈고 닦는 일에 있어서는 감정의 원천이 되는 오장 육부 곧 열두 경락을 닦고 기르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사람의 몸 곧 생명력을 닦고 기른다는 뜻이 된다. 생명력을 함께 닦고 기르지 않고 마음 내지는 사람 됨됨이를 갈고 닦는다거나 성인의 길을 간다는 것은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이와같은 흐름에서 볼 때에는 위의 제5편까지의 글은, 제2편 '생명에 이르는 방법의 요점'을 제외하고, 주로 품성과 마음을 갈고 닦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으므로 생명력과 몸을 닦고 기르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이 제6편을 이루어 놓아서 전체적으로 원만한 글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이 곳에서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하나로 꿰는 진리가 사람에게 있어서도 타당한데, 그것은 다름 아니라 역의 원리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그 역의 원리가 사람에게서 분화되어 나타나는 과정을 간략하게 훑어 본다. 그래서 약간의 이론적 기초를 얻은 다음, 생명력을 닦고 기르는 일의 원리와 구체적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그 구체적 방법들은 될 수 있는 한 유가 특히 책상 앞에서 글을 읽거나 사무를 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골라 보았다.
역의 원리와 사람 됨됨이의 분화 및 구성을 도표로서 비교하여, 읽는 사람이 보기에 편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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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극 과/또는 태 극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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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 음 |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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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 양 | 소 음 | 소 양 | 태 음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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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 | 태 | 이 | 진 | 손 | 감 | 간 | 곤 |팔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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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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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 | 목 | 금 | 수 |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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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 토------+------ 토------+------ 토------+
| 무 극 과/또는 태 극 |진리
+---------------------------------------------------------------+ < 역의 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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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람 의 (본성) 됨 됨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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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품성) 신 | 육 (생명) 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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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 혼(얼) | 백(넋) | 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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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뜻)----+---- 의(뜻) ---+---- 의(뜻) ---+---- 의(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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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 인 | 의 | 지 | 심장 | 간장 | 폐장 | 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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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신---+--신---+--신---+-비장 -+-비장 -+-비장 -+-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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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 | 측은 | 수오 | 시비 | 즐거움| 기쁨 | 노함 | 슬픔 |
+-------+-------+-------+-------+-------+-------+-------+-------+
+- 정성-+- 정성-+- 정성-+- 정성-+- 탐욕-+- 탐욕-+- 탐욕-+-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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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적, 사회적 정서 | 개인적, 이기적 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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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하나로 꿰는 본연의 성(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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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됨됨이의 분화와 구성 >
2. 생명력을 기르는 원리
사람이 타고난 생명력은 품성과 마찬가지로 본래 하늘과 땅에 두루 통하는 것이다. 그 능력이 신과 같고 더할 수 없이 선하고 순수하여 선과 악을 넘어서 우주의 진리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분화 과정에서 개인적, 이기적 감정들에 의하여 어지러워지고 혼잡해질 수 있다. 생명력을 기르는 원리는 이러한 이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성장해 가면서 이루어지는 개인적, 이기적 감정들을 도덕적, 사회적 정서로 승화시키거나 이미 밖으로 피어나가는 감정을 그 때 그 때 거두어 잡아서 진리의 길을 따라 가게 하거나 또는 아예 그러한 감정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쓸어 없애기만 할 수 있다면 본래의 순수하고 선하며 신의 능력을 지닌 생명력과 품성 자체가 저절로 닦여지고 길러진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생명력을 기르는 원리에 대하여 상당히 인위적이거나 억지가 가미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으나, 그들을 따르면 반드시 멀리 가지 않아서 후회하게 되는 때가 있게 마련이다. 생명력은 어디까지나 저절로[自然] 길러지는 것이다. 마치 흐르는 물을 무엇으론가 가로 막아 놓은 것과 같아서 가로 막아 놓은 그것만 치워버리면 물은 저절로 흐르게 마련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원리이다.
(2) 사람마다에 숨어 있는 능력을 일깨워야 한다.
(3) 가지와 잎을 버리고 기둥과 뿌리를 찾아야 한다.
(4) 긴장을 풀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5) 자기의 처지에 맞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6) 꾸준히 끊임없이 하여야 한다.
(7) 차츰 차츰 익혀 나간다.
(8) 바른 자세를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9) 무리해서는 안된다. (휴식을 겸행한다)
생명력을 기르기 위하여서는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할 뿐만 아니라 숨을 길들여야 하고 또한 몸의 자세를 바르게 익혀 나가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되니 이것을 생명력을 기르는 세 가지 요소라고 말한다.
그러나 글로 설명할 수 있는 요령에 한계가 있으므로 세 가지 요소를 한 문단으로 함께 설명하지 못하고 따로 따로 설명하게 되는데, 마음을 갈고 닦는 일과 숨을 길들이는 일에 대하여서는 위의 제2편 가운데에서 설명하였다. 이 곳에서는 그에 덧붙여서 마음을 맑게 하는 방법과 숨을 고르는 방법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고, 몸의 자세를 바르게 익혀 나가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해 나가지만 마음을 갈고 닦는 일과 숨을 길들이는 일도 당연히 그에 한 덩어리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또한 몸의 자세를 바르게 익혀 나가는 일에 앞서서 몸 속의 오장을 기르는 일을 설명하여 더욱 훌륭하게 생명력을 닦고 길러 나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과 재물과 이익은 모두가 몸 밖의 군더더기다. 사람들과 기분이나 뜻을 다투고 그에 집착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식에게는 자식의 복이 있는 것이어서 내가 털끝 하나도 더 보테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단것도 없고 쓴것도 없다. 그저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거닐면서 인연에 따라 하루 하루를 건너간다면 만족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병을 쓸어버리는 처방이요 생명을 연장하는 약이다.
돈과 재물이 있어야 건강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탐내면 반드시 생명을 손상시키게 된다. 귀에 들리거나 눈에 보이는 것이 마음을 기쁘게 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지나치게 그리워하면 반드시 몸을 손상시키게 된다. 기분과 뜻을 남에게 지지 아니하여 스스로 높아지고자 남과 다투면 오히려 욕됨을 당하게 된다. 술과 고기가 입맛에 맞는다고 하여 그것만을 찾으면 오히려 해롭게 된다. 그러므로 "술과 색과 재물과 기분은 훌륭한 사람을 망치고, 영웅들은 많든 적든 남의 의혹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만약 이 네 가지 흉함을 물리칠 수 있다면 그가 바로 아홉 하늘의 구름 밖을 노니는 선인이다.
생명을 잘 기르는 사람은 먼저 여섯 가지 해로움을 없앤다. 첫째는 이름과 지위에 담박하고, 두째는 재물과 돈에 청렴하며, 세째는 색욕이 적고, 네째는 영양가 높고 맛있는 것에 덤덤하며, 다섯째는 헛된 생각을 아니하고, 여섯째는 질투를 아니한다. 이러한 여섯 가지가 언제나 남아 있어서 스스로 금하지 못할 것같으면, 진리에 관한 경전을 아무리 외워도 아무 쓸데가 없는 것이다.
장자의 《남화경(南華經)》에서는 "지극한 경지에 있는 사람은 발 뒤꿈치로 숨을 쉰다" 하였고, 《역》의 수(隨)괘에서는 "사람 됨됨이 높은 사람은 어둠 속을 향하여 들어가서 숨을 편하게 한다" 하였으며, 왕용계는 "옛적의 지극한 사람들은 숨은 쉬지만 잠은 자지 않았으므로 어둠 속을 향하여 들어가서 숨을 편하게 한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숨을 편하게 하는 방법은 어둠 속으로 향하여 들어가면서 귀로는 듣지 않고 눈으로는 보지 않으며 팔과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마음에는 이런 저런 생각이 없어서 화로 속에 숨겨져 있는 불씨와 같은 상태인 것이다. 가장 근본이 되는 곳에서 으뜸되는 신과 기가 모든 작용을 멈추고 서로 끌어 안고 있는 가운데 참된 뜻만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것이다. 노자께서는 "가늘게 가늘게 끊임 없이 이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그것이 열리고 닫히는 것은 저절로 그와 같이 이루어지게 되어 있으니 허공과 그 바탕이 같다. 그러므로 허공과 함께 오래 갈 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이것 저것 꾀하느라 정(精)과 신(神)이 고달프고 어지러워지니 겨우 밤 사이 잠의 힘을 빌려서 하루의 찌꺼기들을 몰아낼 수 있을 뿐이고 생명력 자체를 조절할 틈이 없다. 한 점 밝은 빛이 태어난 뒤에 생긴 티끌과 탁한 물질로 모조리 가려지게 되니 다름 아니라 양이 음 속에 빠졌다는 것이다.
숨을 고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와같이 열심히 행할 수 있으면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한 가운데에서 빛나는 광경이 나타나고 여러 가지 전에 보지 못했던 일들을 겪게 되며 곧바로 나아가서 마음을 밝히고 본성을 볼 수 있게 된다. 생명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생명 자체를 온전하게 하기도 한다.
들고 나는 숨이 가늘고 가늘게 이어지고 이어져서 마치 숨을 쉬는듯도 하고 쉬지 않는듯도 하며 신과 기가 서로 의지한다면 그것이 바로 참다운 숨이요 진리의 호흡인 것이다. 숨을 쉴 때마다 그것이 생명력의 근원이 되는 단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절로 하늘과 땅의 운행 변화의 이치를 빼앗아 올 수 있게 된다. 오래 살고 죽음을 이기는 훌륭하고 묘한 진리의 길이다.
한 생각이 가운데로부터 싹터 나와서 눈이나 귀나 코나 혀나 몸이나 뜻을 통하여 감응하는 것이 여섯 가지 의식이다. 이 의식은 바깥으로 흘러나가는데, 그 때에 선을 쫓지 아니하면 속에 있는 다섯 장기가 뒤집혀서 큰 질병이 온 몸을 휘 감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라면 그와 같이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의 참된 기운이 맑고 깨끗하여 모든 앙화가 스러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는 신은 맑음을 좋아하지만 마음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심장이 그것을 흔들어 놓고, 사람의 심장은 조용함을 좋아하지만 탐욕이 그것을 끌어당긴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 탐욕을 쫓아버리고 심장이 조용하여 그 마음을 맑게하고 신이 저절로 깨끗해진다면 저절로 여섯 가지 탐욕[六欲]이 생겨나지 않고 세 가지 독[三毒]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맹자께서는 "심장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마음을 기르는 데는 탐욕을 적게 가지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그러므로 헛된 생각을 일으키는 병 하나만은 신선도 고치지를 못하는데 반하여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귀신도 두려워 한다"고 말하였다.
기르느냐 기르지 않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 눈으로는 헛된 것을 보지 않고 귀로는 헛된 것을 듣지 않으며 입으로는 헛된 말을 하지 않고 심장은 헛된 움직임을 하지 않는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애착함과 옳고 그름과 나와 너를 모두 내던져버린다. 아직 닥쳐 오지 않은 일을 먼저 나가서 맞지 아니하고 지금 닥친 일을 지나치게 떠벌리지 아니하며 이미 지나간 일을 미적미적 남아 있게 하지 아니한다. 찾아 오는 것이 있으면 저절로 찾아 오게 내버려 두고 가는 것이 있으면 저절로 돌아가게 내버려 두어서 모든 것이 저절로 그렇게 되어 가는대로 대응해 나가면, 화가 나거나 두렵거나 좋아지거나 즐겁거나 근심 걱정이 되거나 하는 마음이 모두 그 바른 자리를 잡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음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심장을 기르는 방법이다.
이와같은 상태로 봄을 지나면서 삿되고 편벽된 기운이 오래 쌓여서 풀어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가 여름을 맞아서 치유될 틈이 없으면 몸 속의 화(火)가 왕성해진다. 그리고 두 콩팥 사이에서 생겨나는 참다운 기운이 쌓이지 못하고 끓게 되니 결국 몸 속에서 불꽃이 일고 헛된 기운이 위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러므로 전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간장의 기운이 다스려지지 않아서 노하기를 잘하는 것을 전궐이라고 부른다. 노함을 삼가하고 양을 길러서 끊임없이 생기고 생겨나가는 기운으로 하여금 막힘 없이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소문(素問)》<생기통천론(生氣通天論)>에서는 "크게 노하면 몸을 유지하는 기운이 끊어지고 피가 위로 몰리고 맺혀서 사람으로 하여금 음과 양의 조화를 잃게 하니 이를 박궐(薄厥)이라 한다"고 하였다.
노하면 간장을 상하게 된다. 간장은 피가 모여드는 곳인데, 노하면 기가 거꾸로 위쪽으로 몰리게 되어서 결국 기가 끊어지게 된다. 그와 같은 까닭으로 말미암아 피가 상초(上焦)에 몰려서 뭉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위에 쌓인 것은 결국 위로 몰려 올라가게 되어 피를 토하는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현상을 보고 사람들은 기혈이 많다고 하거나 왕성하다고 한다. 또한 이런 이유로 간장이 피를 갈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기도 하다.
피가 잘 조화되어 순조로우면 몸에 넉넉함과 빛이 나타나게 되고, 피가 거칠고 어지러우면 몸이 마르고 빛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간장을 기르는 요점은 화를 내지 않는 데에 있다. 이것이 생명력을 기르는 가장 첫번째의 방법이다.
그런데 토는 습한것을 싫어하고 건조한 것을 좋아하니 마시는 것이 지나쳐서는 않된다. 지나치면 습하게 되어 건강할 수 가 없다. 또한 먹는 것도 지나쳐서는 안되니 지나치면 뭉치고 막혀서 잘 변화되지 않는다. 병은 이러한 현상으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이 생명력을 기르는 중요한 요소로 된다. 먹는 것을 탐하면 반드시 해로움이 생긴다. 먹은 것으로부터 생긴 기운이 본디 타고난 기를 이기면 뚱뚱해지고 오래 살지 못한다. 생명력을 기르는 요령은 먹은 것으로부터 생기는 기운을 언제나 본디 타고난 기보다 적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병이 생기지 않는다. 특히 맵고 시고 짜고 쓰고 단 맛이 강한 것이나 고기 종류나 술을 배불리 먹는 것은 아주 해롭다. 세상에 드믄 것들을 두루 찾아서 보기 힘든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것은 그 맛에 빠져서 독이 깊어지게 되고 사람의 장부를 해치게 되기 쉽다. 그러므로 불교나 도교에서는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지 말라고 하였고 육식을 하지 않도록 계율을 정하였으며 채식을 권장하였던 것이다.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육식을 삼가하면 성품이 자비로와 지고 착한 생각이 일어나게 되며 채식을 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창자와 위가 튼튼해진다. 탐욕이나 성냄이 이로부터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으니 새나 짐승의 고기는 돌아보지도 말고 곡식과 채소로 영양을 얻는 것이 좋다. 삼가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화를 내면 기가 위로 올라가고 기뻐하면 기가 풀어지고 슬퍼하면 기가 자지러지고 무서워하면 기가 아래로 내려가고 놀라면 기가 어지러워지고 일을 하면 기가 소모되고 생각을하면 기가 맺힌다. 이렇듯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 해로운 일인데, 그 해로움은 모두 기가 그렇게 주관하는 것이다.
감정에 흐르지 않고 기를 제대로 길러서 해로움이 없도록 된 다음에 그 기의 드넓은 경지를 얻게되면 하늘과 땅도 덮을 수 있고 사람의 기와 하늘과 땅의 기가 하나로 될 수도 있다. 그러한 경지에다가 도덕과 의리를 짝지울 수 있다면 사람의 기와 하늘과 땅의 기가 완전히 합쳐질 수도 있다. 옛 성현은 하루 종일 문을 닫고 들어 앉아서 그 알듯 모를듯한 진리의 기틀을 길렀던 것이다. 말은 삼가하고 먹고 마시는 것은 절제하여 기가 소모되지 않도록 하였다.
사람의 탐욕스런 생각이 한 번 일어나면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 물과 불은 서로를 이기고자 하니 물은 뜨거워지고 불은 식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영대에 켜져 있던 불꽃이 꺼져버리는 것이다. 이와같이 하여 수를 먼저 말려버리면 목이 길러질 턱이 없으니 간장에 병이 생긴다. 또한 화가 타오르면 토가 매말라져서 비장이 못쓰게 되는데, 비장이 못쓰게 되면 폐장의 금이 힘입을 곳이 없게 되어 가래가 끓고 기침을 하는 증세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몸 속의 오행이 손상을 입어 큰 근본이 이미 허물어지고 난 뒤에 오래 살기를 구한다면 어찌 가능하겠는가? 장자(莊子)께서는 "사람이 크게 두려워 할만한 것이 있다. 그것은 자리에 눕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도 반드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생명력을 기르는 요점은 무엇보다 먼저 탐욕을 줄이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사람이 타고난 본디의 기는 한계가 있는데, 정욕은 다함이 없구나! 《내경》에서는 "술을 국 마시듯 하거나 거짓말을 떡먹듯 하거나 술에 취해서 방사를 하면 그 정이 말라버리니 이런 일은 안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에게 욕심이 있는 것은 나무에 좀벌레가 있는 것과 같아서 좀이 심하면 나무가 부러지듯이 욕심이 타오르면 몸이 망가진다. 몸을 지치게 하지 말고 정을 흔들어 놓지 말고 생각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지 않는다면 오래 살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알아들을 것이다.
생명력을 기르는 요령을 몸의 자세에 따라서 나누어 본다면, 누워서 행하는 요령과 앉아서 행하는 요령과 서서 행하는 요령이 있으며, 각 요령마다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히 행하는 요령과 움직이면서 행하는 요령이 있다.
아래에서는 새로운 편을 만들어 고전적이고 정통하다는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가운데에서 하나씩을 골라 각 요령마다 장을 나누어 설명한다. 굳이 유가의 것이니 불가의 것이니 도가의 것이니 하고 구별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며, 생명력을 기르고 마음과 본성을 닦아서 성인의 길을 밟아 나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요령이라고 본다.
(1) 시작하기 전과 끝난 다음
시작하기 전에 옷과 허리띄를 느슨하게 한다.
끝난 다음에는 천천히 눈을 뜨고 팔과 다리를 천천히 편다. 급히 움직이지 말라. 아울러서 두 손을 천천히 맞비벼서 열이 나도록 한 다음 두 눈을 덮어서 옆으로 문지르고 머리, 목, 가슴, 배, 등과 팔다리를 주무른다.
(2) 환경과 음식
별도로 마련된 방이 있으면 좋지만 일상 생활을 하는 침실을 이용하여도 좋다. 또한 반드시 산중에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옆 사람이나 기타 환경의 지나친 방해만 없으면 된다. 앉을 자리는 푹신한 것으로 한다.
부부관계와 생명력을 기르는 일과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최소한의 조화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고전적 윤리 도덕을 지켜나가는 일과 생명력을 기르는 일과는 비례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위에서 보았듯이 서로 서로 필요조건이 된다.
잠자는 시간을 억지로 단축시킬 필요는 없다. 평소대로 충분히 자도록 한다. 생명력이 길러질수록 잠이 잘 안오던 사람도 단잠을 잘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앉아서 생명력을 기르는 일 자체가 잠보다 더 훌륭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음식은 기름지지 않은 것이 좋다. 콜레스트롤이 많은 것도 도움이 않된다. 기타 소화기관에 부담을 많이 주는 것도 피하도록 한다.
(3) 시간
매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다음과 저녘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30분 정도씩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앉아서 행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이라도 깊이 있고 알차게 요령을 지키는 것이다.
음식을 먹었을 때에는 반드시 2,30분 지난 다음에 행한다.
(4) 자세
몸통이 곧바르고 치우치지 않도록 단정하게 하여야 한다. 척추가 가장 안정된 자세로 되어서 어떤 특정한 곳에만 힘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목뼈는 수직으로 곧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턱을 약간 당겨 붙여야 한다.
엉덩이는 약간 밖으로 튀어나가도록 앉아야 편안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 앉을 때 엉덩이를 자리에 붙인 채 몸통을 약간 앞으로 당기면서 내려 앉는다.
가슴은 약간 앞쪽으로 굽는듯 하고 아랫배에 전체의 중심이 실리도록 한다. 그러나 척추가 굽어서는 안된다.
다리를 꼬는 방법이 여러가지인데, 대체로 두 다리를 완전히 얽고 발바닥이 위쪽으로 올라와서 하늘을 향하는 방법, 한 쪽 다리 위에 다른 쪽 다리를 얹어서 발바닥이 하늘을 향하는 방법, 두 다리를 얽되 발바닥은 다른 쪽 다리 밑으로 들어가는 방법, 두 무릅을 꿇고 앉는 방법과 보통 학생들이 학교에서 앉는 것처럼 걸상에 똑바로 앉는 방법 등이 있다. 하나 하나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눈은 반쯤 내려 감아서 마치 창문에 발을 내린듯 바깥의 빛이 약하게 보이도록 한다. 만약 잠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만 있다면 완전히 감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혀끝은 위의 잇몸에 붙이고 아래 위의 이는 서로 살짝 붙도록 문다. 침이 생기면 삼킨다.
앉아 있는 동안 다리에 아픔이 오게 되어도 마음의 촛점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이나 마음의 촛점이 흐트러지는 등의 다른 잘못이 없이 요령대로 행하고 있는 한, 다리가 아파서 생명력을 기르는 일을 그르치는 이치는 없다. 잠시 아픈 고비가 지나가면 아픔이 사라졌다가 다시 찾아오곤 하는 것이니 굳은 뜻으로 고비 고비를 넘기도록 한다. 다만 너무 아파서 도저히 마음의 촛점을 잡을 수 없을 때에는 천천히 다리를 뻗어서 잠시 편한 자세로 계속하는 것도 허용된다. 생명력이 길러질수록 오래 견딜 수 있게 되고 끝내는 몇 시간씩 한결같이 앉아 있을 수 있게 된다.
5. 효 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잡된 생각과 개인적 감정들이 저절로 스러지고 몸 속의 오행이 저절로 모여들게 되어 참된 근본이 길러진다.
잠을 자도 꿈을 꾸지 않게 되고, 기를 몸으로 느끼는 현상들이 일어난다. 가슴 속이 텅 빈듯도 하고, 아랫배에서 어떤 진동이 일어나기도 하고, 뜨거운 기운이나 진동이 일어나서 치달리기도 하고, 빛이 보이기도 하고, 몸이 흔들리기도 하고, 침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나른해지기도 하고, 뱃속에서 울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관절에서 뚜둑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모든 현상을 저절로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고 신경쓰지 않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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