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퇴위 발표문 전문>(종합)
2013/02/11 23:09
교황 베네딕토 16세(AFP=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오는 28일자로 퇴위한다고 11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아래는 교황의 퇴위 발표문 전문.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나는 3위의 시성(諡聖)뿐만 아니라 교회의 삶에 관한 매우 중대한 결정을 전하고자 이번 추기경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고령으로 내 기력으로는 더는 교황의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황의 직무는 영적인 특성상 언행은 물론 그 못지않게 기도와 고통으로 수행돼야 함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충실한 신앙생활에 대한 의문들로 흔들리는 오늘날 성교회를 다스리고 복음을 전파하려면 심신의 강건함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지난 몇 달간 저의 기력은 제게 부여된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기에 불가능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결정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서, 완전한 자의에 의해 2005년 4월 19일 추기경단이 나에게 부여한 성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직의 포기를 선합니다. 2013년 2월 28일 오후 8시 이후 교황직은 공석이 되고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교황선출 비밀회의)가 소집돼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재임 기간 여러분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이제 교회를 우리의 최고 목자이시며 우리 주이신 예수그리스도께 맡기고, 성모 마리아께 새 교황을 선출해야 할 추기경들을 도와달라고 간청합시다.
저는 앞으로도 평생을 헌신하는 목회자로서 교회를 헌신적으로 섬기기를 바랍니다.
바티칸에서 2013년 2월 10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저작권자(c)연합뉴스> eshiny@yna.co.kr 2013/02/11 22:34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2/11/0619000000AKR20130211077500009.HTML
<교황 베네딕토 16세 왜 퇴위 결심했나>
교회법 따라 자진 퇴위…직무수행 어려워 결단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격적으로 퇴위를 결정한 것은 교회법에 따라 자유의지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4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 265대 교황으로 즉위한 베네딕토 16세는 당시 이미 78세의 고령으로 1730년 교황 클레멘스 12세 이후 최고령의 교황으로 선출됐다.
앞서 교황은 기회 있을 때마다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또 영적으로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지난 2010년 11월 "교황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황은 물러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무라 할 수 있다"고 말해 언제든지 퇴위할 준비가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가톨릭 성직자 성추문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일부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퇴위를 촉구한 바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위기에서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평화시에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때 물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건강 악화로 퇴위 요구가 대두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와 혼란이 빚어졌던 사례를 기억하는 베네딕토 16세는 더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자진 퇴위를 발표함으로써 가톨릭 교회의 안정을 유지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한 바오로 2세 스스로도 80세였던 지난 2000년 당시 건강 문제로 퇴위를 고려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그의 사후 밝혀진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왕성한 활동을 펴왔다. 세계 각지를 방문하는 것은 물론 바티칸에서 열리는 미사를 거의 빠짐 없이 집전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온 교황은 지난 2011년 10월 처음으로 이동식 연단을 사용했다. 지난해 3월에는 공식 석상에서 지팡이를 사용했다. 이후 교황은 노쇠하고 피로한 징후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교황의 85회 생일을 지나면서 베네딕토 16세가 자진 퇴위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다.
가톨릭 역사에서 스스로 퇴위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1294년 셀레스티노 5세가 취임 5개월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1415년에는 그레고리 12세가 유럽교회의 대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에서 마지못해 퇴위했다.
그레고리 12세 이후 생존시에 자진 퇴위하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처음이다.
앞서 가톨릭 관계자들은 교황이 퇴위할 경우 수도원에 머물면서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모습을 감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현재 독일에 살고 있는 형 게오르크 라칭거와 돈독한 우의를 유지하고 있다. 게오르크는 동생인 교황의 건강을 염려하는 발언을 여러차례 했다. 그의 사임 발표 직후에도 게오르크는 독일 언론에 "동생의 나이로 볼 때 그는 이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songbs@yna.co.kr 2013/02/11 22:44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2/11/0619000000AKR20130211081900098.HTML
<교황 전격 퇴위에 美워싱턴도 충격>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85)의 전격적인 퇴위선언을 긴급뉴스로 전하는 등 바티칸의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교황 명의의 퇴위 발표문 내용을 자세히 전하면서 교황이 '직분을 수행할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밝힌대로 자의에 의한 퇴위임을 전했다.
하지만 선종하지 않은 상태에서 퇴위한 것이 거의 6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인지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워싱턴 시민들의 경우도 "평생 너무 고생하셨다. 이제 힘든 직분에서 벗어나 여생을 쉬셨으면 한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으나 "너무 충격적이어서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lwt@yna.co.kr 2013/02/11 23:09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2/11/0619000000AKR201302110824000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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