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연락채널 완전 단절…개성공단에 영향주나
입력 2013-03-27 17:18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남북 간을 연결해온 유일한 소통로였던 남북 군사당국간 통신선까지 단절함으로써 남북 연락채널은 완전히 끊겼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27일 오전 남한 군당국에 보낸 통지문에서 "이 시각부터 북남군통신을 단절하는 것과 함께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군통신연락소 우리측 성원들의 활동도 중지하게 됨을 통고한다"며 "조(북)미, 북남 사이에는 아무러한 대화통로도, 통신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해 군 통신선은 전화 2회선, 팩스 2회선, 예비 2회선 등이 있으며 지난 9일부터 판문점 적십자 연락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유일한 남북간 소통 채널이었다.
북한은 2009년 3월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할 때도 통신선이 3차례 차단됐던 적이 있다.
문제는 이 통신선은 개성공단 출입하는 남측 인원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는 용도로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가동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는 점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현재까지는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통신선 차단조치를 발표하면서 "적들의 무분별한 준동으로 하여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 개설된 북남군통신은 이미 자기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남북협력을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힘으로써 개성공단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조치가 당장 시행되는 것인지는 오늘 오후에 나오기로 했던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남쪽으로 내려왔는지를 봐야할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위협용인지, 아니면 개성공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북측이 통신선 차단을 밝히기는 했지만 개성공단 입출경 명단을 접수한다면 당장 공단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통행계획을 북측에 직접 전달하고, 북측이 이를 승인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입출경을 할 수도 있어서 불편함을 있겠지만 공단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도 개성공단 가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자 임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남측에 불편함을 가중하고 위협수위를 높이는 정도에서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측이 통지문에서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남측의 시대착오적인 반공화국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철저히 집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러한 언급은 남쪽의 대북정책을 전환하면 통신선 차단 등의 조치를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교수는 "류길재 신임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박근혜 정부도 대북 메시지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강경한 언급을 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변화될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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