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신종 슈퍼박테리아는 '시한폭탄'"
2010/09/14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거의 모든 항생제에 저항하는 특이유전자를 지닌 신종 슈퍼박테리아(NDM-1)가 세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각국 보건당국은 이 박테리아의 출현을 예의주시하면서 확산경로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대학 비세트르(Bicetre) 병원 박테리아-바이러스실장 파트리스 노르드만(Patrice Nordmann) 박사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최대규모의 전염병학술회의인 항균제-화학요법종합학술회의(ICAAC)에서 이 박테리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번질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전 세계로 확산될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이 박테리아는 현재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경고했다.
이 박테리아는 13억 인구를 지닌 인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많은 인구가 세계를 왕래하는 과정에서 손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신종 슈퍼박테리아가 지닌 항생제 저항 유전자는 적응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많은 일반 박테리아들에 스며들 위험이 높다고 과학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호주 멜버른 대학 전염병실장 린제이 그레이슨(Lindsay Grayson) 박사는 이 유전자가 사람에게 폭넓게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 신종 슈퍼박테리아는 2007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해 벨기에, 호주, 일본, 캐나다, 미국에서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질병치료차 인도를 다녀온 2명이 요로에 이 박테리아가 감염돼 복합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일리노이 등 3개 주에서 3명의 환자가 각각 종류가 다른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으나 이 박테리아들은 모두 문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 환자는 여성으로 인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일리노이 환자는 남성으로 인도 여행 중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매사추세츠 환자는 여성으로 인도에서 암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뒤 돌아왔다.
이들에게서 검출된 박테리아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처방되는 항생제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들이 듣지 않았다.
이 환자들은 생명은 건졌는데 일부 환자는 여러가지 항생제를 복합 투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항생제 가운데는 1950-60년대에 사용되던 것으로 신장 손상 부작용 때문에 잘 쓰지 않는 폴리마이신도 포함되어 있다.
skha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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