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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전쟁'… "암호 해독의 실수?" - 기막힌 슬픈 현실 증언

 

 

 

'한반도 전쟁'… "암호 해독의 실수?"


최종수정 2017.06.29 02:28


'한반도 전쟁'… 암호 해독의 실수?


© AP Photo/ Kim Ho-young, Korea Pool


한반도 전쟁(조선전쟁, 한국전쟁, 조국해방전쟁, 6.25 전쟁) 발발 원인은 '전보 해석의 불찰'에 있었다고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한반도전문가의 견해가 25일 렌타.루(lenta.ru)에 소개됐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7년 전 1950년 6월 25일 한반도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한반도를 초토화시켰을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대륙을 끌어들이며 수많은 희생자를 초래했다. 수많은 세월 동안 한반도 전쟁 발발 사유에 대해 연구됐지만, 지금까지도 역사 속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전문가는 최근 새롭게 발견된 문서에서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전쟁을 일으켜도 된다고 신호를 준 '단서'를 유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일성 북한 지도자는 한국과의 전쟁을 꿈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스탈린의 승인 없이 3.8선을 넘으려 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스탈린은 미국의 개입이 두려워 망설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탈린이 이 운명적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뭘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이번주 우드로우 윌슨센터 아카이브(기록 보관소)가 북한 역사에 관해 수집한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전쟁 발발의 '긍정적 신호'를 보내게 된 사유를 유추할 수 있는 흥미로운 문서가 발견됐다.


이 문서는 어두침침한 첩보와 암호해독의 세계에 빛을 흘리고 있다고 톨로라야 전문가는 분석했다. 동시에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데 있어 '정보'가 당담하는 그 역할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치슨 라인'의 곡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역사학자들은 스탈린이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의 '미국의 보호구역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곡해한데서 한반도 전쟁이 발발한 근본적 사유를 찾을 수 있다고 유추해왔다.


1950년 1월 12일 전미신문기자협회에서 애치슨 장관은 미국의 '방위선 구역'은 알류산 열도에서 일본, 더 나아가 필리핀까지라면서 '마치 (한반도, 인도차이나 반도 등) 아시아 대륙은 미국이 상관하지 않겠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소련 지도자는 조심스러웠다. 미국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을 뿐더러, 대체적으로 공개적인 발언들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되려 그는 공개 발언이나 인터뷰를 소련의 잠재적인 적국들을 혼돈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조차 했다. 스탈린은 결코 순진하지 않았다.


때문에 역사학자들은 과연 '무엇'이 스탈린의 전쟁에 대한 태도를 바꾸도록 선동했는지 의아해하며 뒷덜미를 긁곤 했다. 최근 공개된 새 문서에 따르면 '수수께끼'의 해답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보낸 전쟁에 대한 '긍정적 신호'는 애치슨의 발언이 아니라, 일본에서 유엔군을 총사령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입장'을 신뢰한 것에 근거를 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련 첩보원이 미국 행정부에 보내는 맥아더 장군의 '전보'를 '포착'했다. '전보'에 맥아더는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남북간 충돌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쓰고 있다. 이 '정보'는 미 국무장관의 공개 발언보다도 훨씬 중요한 효과를 스탈린의 결정에 발휘했다. 애치슨의 발언은 속임수일 수 있지만, 맥아더의 기밀서한은 사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맥아더의 '밀고'는 스탈린의 '계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비밀에 덮힌 독재자는 심지어 자신도 믿지 않았고, 회고록마저 남기지 않았다. 다만, 그의 혁명 동지인 아나스타스 미코얀(소련의 정치인으로 레닌, 스탈린, 흐루쇼프, 브레즈네프의 통치를 모두 경험한 인물)을 통해 당시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미코얀은 스탈린이 사망한 이후 중국 마오쩌둥 주석을 만나 한반도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을 알렸다.


스탈린의 혁명 동지, 미코얀의 증언


아나스타스 미코얀은 소련 전문가들이 '적들의 암호를 풀어내 맥아더 장군의 미국 불개입에 관한 정보를 읽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맥아더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역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 정부가 소련 정보의 기밀 편지 교신을 포착해 읽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1940년대부터 '베노너 프로젝트' 일환에서 소련의 기밀 정보를 확보하는 라인을 구축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당시 크레믈에서 미국의 '기밀'을 읽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진 못했다.


러시아 정보국 아카이브는 지금까지도 이 사안에 대해 키를 잠그고 있다. 때문에 당시 작전에 관련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스탈린의 혁명 동지, 미코얀의 고백은 중국 고문서에서 발견됐다.


결론적으로 기밀 정보 '암호 해독'은 스탈린과 악의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러시아 전문가는 평가했다. 해독한 정보를 믿고 스탈린은 김일성에게 '녹색 신호등'을 켜줬다. 그러나 스탈린의 믿음과 달리 미국은 한국의 운명을 '전횡'으로 몰아넣지 않은 채 유엔 깃발 아래 개입했다.


한반도 전쟁에서 사망한 인구수가 약 300만이다. 이중 대다수가 민간인이다. 전쟁 결과 한반도는 두 개 진영으로 전처럼 나뉘어졌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의 상흔은 치유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이 발사될 때마다 동북아시아 전역에 전쟁의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1941년 제 2차 세계대전 발발시 '독일이 소련 침공 준비를 한다는 정보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종 스탈린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꽂힌다. 역으로 '한반도 전쟁 발발 사유가 스탈린 자신이 기밀 정보통을 너무 신뢰한 결과였다'는 정보는 슬픈 현실이다.



스푸트니크 코리아

https://kr.sputniknews.com/politics/201706272412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