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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얘기들 !

+ < 빈 라덴 죽었나 ? 살았나 ? >

< 빈 라덴 죽었나 ? 살았나 ? >

2010년 01월 10일 (일) 연합뉴스

미국 음모론 대두.."여전히 건재"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묘연한 가운데 그의 생사를 둘러싸고 음모론까지 대두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는 9일 `음모 파일: 오사바 빈 라덴 살았나 죽었나'라는 제목의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빈 라덴과 관련된 무성한 소문을 하나하나 짚은 뒤 "여전히 건재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동안 빈 라덴의 생사 여부를 두고 세계 최강국 미국의 추적을 피해 아직 살아있다는 분석과 함께 8년 전 아프가니스탄의 토라 보라 전투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숨졌다거나 심각한 신장 질환으로 죽었다는 설이 나돌았다.

또한 이미 죽었는데 미국이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고 있다는 음모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음모론의 핵심은 미 정보당국이 아프간에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빈 라덴을 `사악한 집단'의 대표 주자로 내세워 영상과 음성을 조작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빈 라덴으로 알려진 영상과 수많은 음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 신학 교수이자 9.11 테러에 대한 해석에 의혹을 제기하는 단체의 구성원인 데이비드 레이 그리핀은 테러 이후 공개된 빈 라덴이 등장하는 3개의 영상은 모두 가짜라고 단정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인 2001년 12월 미 국방부가 공개한 빈 라덴의 `테러 시인' 영상은 그전의 영상과 비교해 얼굴이 살쪄 보이고, 손가락은 짧아졌고, 심지어 평소 안 쓰던 손으로 글씨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빈 라덴은 그 영상에서 9.11 테러를 인정했지만 알 카에다는 테러 공격에 대한 책임을 시인했던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이와 함께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04년 10월 공개된 영상은 결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고 그 영상에서는 예전의 성명에서 나타났던 종교적인 수사도 보이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2007년 9월에 나온 이른바 `검은 턱수염' 영상에 대해서도 그는 빈 라덴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회색 턱수염이 단정하고 새까만 턱수염으로 바뀌었고 빈 라덴이 말을 하고 있지만 배경은 정지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로버트 배어는 서방 정보기관에 의한 음모론을 일축하면서도 알 카에다가 `검은 턱수염' 영상을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BC는 영국 공군의 전 영상 판독 전문가에게 9.11테러 이전인 1988년에 공개된 의심할 여지 없는 빈 라덴의 영상과 2001년 영상, 2007년 영상에 대한 비교분석을 의뢰했다.

이 전문가는 "빈 라덴이 2001년 영상에서 좀 살쪄 보이는 것은 편집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3개의 영상은 모두 같은 사람인 빈 라덴이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심지어 "미국이 그러한 영상물을 꾸며냈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에 관계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조용히 처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CIA 빈 라덴 전담팀을 맡았던 한 요원도 "빈 라덴은 음성 성명을 발표할 때 늘 당시 시점을 나타내는 무엇인가를 표현한다. 또한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보통신사령부(GCHQ)는 성문 분석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그는 살아있다고 단언했다.

빈 라덴은 9.11 테러 이후 40개의 성명을 발표했고 상당수에는 명확한 발표 시점을 보여주는 암시가 들어 있다.

지난해 발표된 2개의 성명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전 CIA 요원인 아트 켈러는 "어려운 현실에 맞서는 것보다 어떤 일을 음모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쉽다"면서 "그가 죽었다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코웃음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