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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 기상 이변...인류가 굶주리게 된다

전세계적 기상 이변...인류가 굶주리게 된다

2009년 02월 08일 (일) 16:05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유주영 기자)

소방차가 7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서부에서 125km 떨어진 지역의 버닙 세이트 숲에 출동했다 화재진압이 어렵자 빠져나오고 있다. 지속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산불이 빈번한 가운데 산불로 인한 사망자만 8일 35명에 이르렀다. /AP 연합

중국인들이 5일 중국 중부의 허난성 지역에서 말라버린 강바닥 옆을 걷고 있다. 한 관리는 이번 겨울의 극심한 가뭄때문에 빵생산에 필요한 밀공급을 감당하는 지역인 중국 북부지역에서 밀 생산량의 43%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AFP 연합


세계가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때아닌 가뭄과 폭설, 폭염, 호우 등으로 전세계가 기상 이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미국, 호주 등 대규모 밀 생산지역이 ‘이상(異常) 기후’로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식량난으로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할 전망이다. 이를 경고해온 학자들과 연구기관들은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기상 이변의 원인= 극심한 가뭄과 폭우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의 주범은 라니냐라는 의견이 있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태풍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강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에스파냐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을 가진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현상으로, 동일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中, 극심한 가뭄과 곡물가격 폭등 우려 = 중국의 주요 밀 생산지인 중북부 지역에 100일 가까이 극심한 겨울 가뭄이 계속되면서 올해 밀 생산량이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곡물 가격이 폭등할 우려가 있다.정저우시에서 거래되는 현물 밀 가격에 아직까지 큰 변동은 없지만, 선물 가격은 지난주에 이미 5%가량 폭등했다.

세계 2위의 밀 수출국이자 전세계 밀의 16%를 생산하는 중국은 극심한 가뭄으로 올해 농사가 심한 타격을 입고 있어 국제적인 밀값 폭등이 예상된다. 허베이, 산시, 안후이, 허난, 산둥, 간쑤 등 8개 성(省)을 중심으로 전국 밀 재배 면적의 약 43%인 1억4500만무(畝·1무는 약 660㎡)가 가뭄 피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5692만무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피해가 가장 심한 허난성의 경우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평균 강수량은 11㎜로, 예년 강수량보다 80% 가까이 줄어 전체 경작지의 64%인 4500만무가 가뭄 피해권에 들었다. 또 50년래(來) 최악의 겨울 가뭄으로 370만명의 주민이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가축 185만마리도 가뭄 피해를 당하고 있다.

◇美, 일부 지역에 물부족 현상=미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신속히 대처하지 않으면 금세기말에 캘리포니아의 농장과 포도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스티븐 추 미 에너지 장관이 경고했다. 추 장관은 3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후 가진 첫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의 몇몇 대도시도 기후변화 영향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4일 전했다.

추 장관은 또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 서부지역과 북쪽 중서부 지방에서 겪는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지적하면서 최악의 경우 시에라 산맥 빙원(氷原)의 90%가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에라 산맥의 빙원은 미국 서부지역 농업용수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폭염과 폭우로 위기 처한 호주 대륙=호주의 기상이변은 심각하다. 남부에서는 연일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에다 수십일째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가 하면 북부에선 갑작스런 폭우로 범람과 침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특히 남동부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남쪽 등지는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대형 산불로 인해 8일 현재까지 총 35명이 사망했으며, 골프장을 비롯해 수백채 가옥이 피해를 입었다. 빅토리아 주도(州都) 멜버른은 지난 1월 한달간 겨우 0.8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1월 강우량으로는 사상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북부지역에선 폭우가 이어졌다. 퀸즐랜드주의 경우 강우량이 1974년 이후 3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레타스테이션 지역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2개월간 무려 1100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남호주 주도 애들레이드의 연간 강우량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 오바마, 美·中 기후변화 정상회담 고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구온난화 공동대처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고려 중이라고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취임 뒤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이번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미ㆍ중 양국 간 “강고하고 건설적인 파트너십”의 전망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도 이같은 미국의 의중에 대해 긍정적 분위기다. 지난주 저우원중(周文重) 주미 중국대사는 중국이 에너지 및 기후변화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편 사이언스저널은 기상 이변이 작황 및 가축 사육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세계 인구의 약 50%(약 30억)가 식량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데이빗 바티스티 워싱턴 대 기후과학 교수와 로자만 나이러 스탠포드대 식품과학학장이 23개 세계 기후 모델을 함께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 대다수의 지역이 열대기후나 아열대 기후로 변화할 것” 이며 “이 지역들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재(人災)에 대해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의 이번 가뭄이 막대한 양의 수자원 낭비, 낙후된 관개시설, 불충분한 자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중국 수자원 전문가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