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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얘기들 !

+ 중동 反美 시위 사상자 속출.. 오늘 최대 고비 [종합]

 

 

중동 反美시위 사상자 속출..오늘 최대 고비

 

 

2012/09/14  17:05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를 모욕하는 미국 영화에 분노한 이집트 시위대가 지난 11일

(현지시간)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성조기를 찢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조기 불태우고 美공관 진입시도..예멘 38명 사상·이집트 224명 부상

"우리 모두 오사마" 이슬람권 전역 확산 조짐..미·현지당국 비상경계

 

(워싱턴·카이로·두바이=연합뉴스) 강의영 한상용 유현민 특파원 =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한 편의 영화로 촉발된 반미(反美) 시위가 이집트, 리비아를 넘어 예멘 등 다른 이슬람권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반미 시위가 이슬람권 휴일이자 기도회가 열리는 금요일(14일)에 북아프리카·중동부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과 이슬람권 국가들이 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예멘서 반미시위로 4명 사망 = 13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4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이라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시위대는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 정문을 부수고 대사관 바깥의 경호 사무실의 유리창을 깼으며, 주변에 주차된 차량에 불을 붙였다. 이들은 "신의 사도(무함마드)를 위해 우리를 희생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대는 또 미 대사관 구내로 들어가 게양된 성조기를 끌어내 불태웠으나 물대포 등을 동원한 경찰에 막혀 대사관 건물 진입에는 실패한 채 밖으로 밀려났다.

 

시위대가 이후 대사관 진입을 다시 시도하자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대사관 주변 건물 옥상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예멘 주재 미 대사관의 미국인 직원들은 모두 안전하다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예멘 남부와 동부에서 알 카에다 세력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활발하게 진행해왔으며 이번 사태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주재 예멘 대사관도 이 시위를 비난하면서 자국 내 외교 시설의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앙' 이집트서 250여명 부상…14일 대규모 시위 예고 =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이집트 당국은 경찰 24명, 시위대 22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명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전날 오후 카이로 시내에 있는 타흐리르 광장부터 미 대사관에 이르는 도로로 몰려든 뒤 미 대사관으로 향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살라피스트'들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 이날 오전에도 미 대사관을 지키는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졌으며, 진압경찰은 최루탄으로 해산을 시도했다.

 

특히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이날 전국 주요 모스크에서 예배가 끝난 뒤 대규모 시위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평화적 시위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일부 과격한 이슬람주의 시위대로 자칫 유혈 사태로 비화할 공산도 커 미국과 이집트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국민에게는 자제를 당부하면서도 문제의 영화를 "공격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헤샴 칸딜 이집트 총리는 미국 정부에 이슬람 모욕 영화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고 일간 알 아흐람은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또 종파 분쟁을 일으킨 이 영화 제작진에 대한 고발을 요청했다.

 

 

난 아무 죄도 없는데...

 

난 아무 죄도 없는데...

(AP=연합뉴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영화로 인해 반미시위가 이슬람권에 번지고 있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미 대사관 밖에 서 있던 자동차 한대가 반미 시위자들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무르시 정부가 반미 시위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오히려 `방조'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집트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중동 지역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우호적 입장을 보였던 이집트가 무르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미 관계의 기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은 애초 이날 '백만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스카이 아라바야 매체가 전했다.

 

 

◇ 이란, 쿠웨이트, 수단, 모로코, 튀니지로도 '불똥' = 이란 테헤란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약 500명이 참가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대학가의 반서방 과격단체인 `이슬람학생협회'가 주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미국과 할리우드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쿠웨이트에서도 500여 명이 미 대사관 앞에서 알 카에다의 검은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미군이 사살한 알 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거론하며 "(버락) 오바마, 우리 모두 오사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시위대는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쿠웨이트가 대규모 경찰을 배치하자 중단했다.

 

북아프리카 수단과 모로코, 튀니지 소재 미국 외교 공관 앞에서도 문제의 영화 내용을 규탄하고 미국 측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모인 청년 300∼400명이 미국 영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유엔본부 앞에서도 살라피스트 그룹이 이끄는 시위가 열렸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날 튀니지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에 태우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도했다.

 

북부는 이슬람교, 남부는 기독교로 나뉜 나이지리아의 경우, 현지 미 대사관이 성명을 통해 급진주의자들이 미국 시민과 서구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지도 모른다며 개인 신변 안전에 주의하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급진 이슬람 단체인 보코하람이 테러 공격을 가해 2010년 이래 모두 1천400여명이 숨졌다.

 

미국은 알제리에 대해서도 '여행 경보'를 내렸다.

 

미 국무부는 "알제리에 테러와 납치 위협이 높다"며 "주요 도시에서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비아 "美영사관 피습사건 조사 큰 진전" =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을 조사 중인 리비아 당국은 용의자 4명을 체포해 범행 동기, 테러조직과의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그래픽> 북아프리카.아랍권 국가 반미시위 현황

 

<그래픽> 북아프리카.아랍권 국가 반미시위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한 편의 영화로 촉발된 반미(反美)

시위가 이집트, 리비아를 넘어 예멘 등 다른 이슬람권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무스타파 아부 샤구르 리비아 신임 총리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조사에 큰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미 영사관 피습이 발생한 바로 다음날인 12일 신임 총리로 선출된 그는 "용의자들을 체포했으며 그들의 신원과 몇몇 사진들도 확보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샤구르 총리는 그러나 용의자들이 정확히 몇 명인지,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는지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이들을 특정 범주로 분류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와니스 알 샤레프 리비아 내무차관은 "용의자는 모두 4명"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이들이 특정 무장단체와 연계돼 있는지,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등은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 샤레프 차관은 이어 "이번 사건은 무장단체가 9·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해 기획한 것이며 범행을 숨기기 위해 반(反) 이슬람 영화를 이용, 시위를 촉발시킨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전기획설에 힘을 실었다.

 

그는 사건 직후 현장에 투입된 미국과 리비아 연합 보안부대원들 가운데 무장단체에 영사관 관련 정보를 알려준 첩자가 있는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또 미 영사관은 중무장한 단체의 조직적인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비아의 한 고위 관리는 "무장 세력들이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2차례에 걸쳐 미국 영사관을 습격하는 등 조직적으로 공격했다"고 말했다.

 

또 스티븐스 대사와 다른 미국인 1명 등 2명은 리비아 경호 요원이 안전한 장소로 이들을 대피시키기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아시아 이슬람 국가도 '영향권'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이슬람 국가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국 주재 미국 대사관 외곽에 경호부대와 특수 경찰을 배치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인도네시아는 정부 관리들이 금요일 기도를 앞두고 국민들이 진정할 것을 당부했다. 금요일 기도는 종종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소재 미 대사관은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주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말레이시아 소재 미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올린 권고문에서 "카이로와 벵가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볼 때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시위가 일어날 공산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관 측은 현재 어떤 계획된 시위 정보도 들어온 게 없지만, 과거 전례로 볼 때 금요일 대사관 주변에서 모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리비아·이집트 보안·감시·경계 집중 =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슬람권 국가 소재 외교 공관의 경비와 자국 외교관 및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미 해군은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리비아에서 미국 대사가 숨진 직후 리비아 인근 해상에 순항 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2대를 배치했으며, 무인 정찰기를 활용해 무장 세력 추적·감시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미국 대사관 경계를 위해 40여 명의 반(反) 테러 엘리트 해병대 부대인 FAST를 파견했다.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도 현지에 요원들을 보내 사건 전모를 파악하고 알 카에다 등의 개입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증거 수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사는 9·11테러 11주년을 겨냥해 공격이 계획된 것인지에 집중된다.

 

미국 국무부는 리비아 내 모든 비(非) 필수 인력은 민간 항공기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fusionjc@yna.co.kr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9/14/0619000000AKR20120914038651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