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권력의 비밀모임 < 거물 비밀회동으로 주목받는 빌더버그 회의 >

<거물 비밀회동으로 주목받는 빌더버그 회의>

2013/06/08 19:00 

반발시위속 개막…의제는 '고용,부채, 빅데이터'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영국 런던 북서부 와포드의 한적한 고급호텔 단지인 그로브가 들썩거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으로 시작된 세계 권력의 비밀모임인 빌더버그 회의 때문이다.

호텔 진입로 주변에서는 전날부터 세계 거물들의 극비 회합을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대들은 회의 참석자를 태운 검은 리무진이 들어설 때마다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비난 구호를 외쳐댔다. 참석자들을 향해 '쓰레기', '음모론자'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시위대의 반발을 부른 빌더버그 회의는 매년 세계 정ㆍ재계 유력 인사 수십 명이 모여 핵, 테러, 경제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첫 회의가 1954년 유대계 부호 로스차일드 가문의 재정적 후원 아래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에서 열려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해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렸다.

빌더버그 그룹은 모든 회의는 표결이나 발표문도 없는 자유 토론장일 뿐이며 아무런 구속력도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합의서나 회의록을 절대 공개하지 않고 비밀결사 조직처럼 운영돼 음모론자들의 공격을 받는다.

회의에서 협의된 사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구체화하고 국제 관계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비판에서다. 서구 사회에 이어지는 비밀조직인 프리메이슨에도 비유된다.

비판 단체들은 국제 거물을 자처하는 극소수 인사들이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에 극도의 반감을 보이고 있다.

시위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행사장을 찾은 알렉스 존스는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심한 악취를 풍기는 기생세력"이라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주최 측은 이에 따라 올해는 취재 구역을 처음으로 설치했지만 회의장에서 1㎞ 떨어진 곳에 경비 요원에 둘러싸인 장소를 제공해 빈축을 샀다.

올해는 의장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커스 에이지어스 전 바클레이스은행 회장, 토머스 엔더스 EADS 최고경영자, 피터 서덜랜드 골드만삭스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총리실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 케네스 클라크 무임소 장관이 올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적절성 논란에 휘말렸다.

총리실은 논란이 일자 캐머런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는 수행원 없이 개인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의 주최 측은 올해 의제를 고용과 국가부채, 빅데이터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 등이라고 공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thkim@yna.co.kr      2013/06/08 1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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