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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 얘기들 !

+ 그레그의 ‘MB 타격 발언’과 천안함 재조사의 절박성

그레그 ‘MB 타격 발언’과 천안함 재조사의 절박성


(서프라이즈 / 최창우 / 2010-09-02)

미국 주한 전 대사 그레그

미국 주한 전 대사 그레그는 8월 31일 매우 놀랄만한 말을 했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을 통해서다.

그는 믿을만한 러시아의 친구(a well-placed Russian friend)의 입을 빌어 “한국에 조사단을 보낸 바 있는 러시아가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은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ecause it would do much political damage to President Lee Myung-bak and would embarrass President Obama.”)


그레그 전 대사,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 암시

이 말은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통속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는 천안함이 미스터리한 정황 속에서(under mysterious circumstances) 발생했다고 말하면서 천안함 사건이 터진 시점이 2009년 말에 제안한 바 있는 남북 정상회담과 이희호 여사 초청을 북한이 고려하고 있는 때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레그는 CIA 한국 지부장과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던 인물이다. 그가 근거 없는 이야기를 그것도 세계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했을까?

물론, 천안함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의 약점을 쥐고 있을 지도 모르는 미국이 대이란 압박용이나 미국의 변화된 대 한반도 정책 관철(강경책이든, 유화책이든), 또 다른 특별한 그 무엇을 위해 그레그를 통해 이 같은 말을 흘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김대중 정부 때 이른바 햇볕정책을 적극지지 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의 진정성을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7월 말 한겨레신문은 러시아의 천안함 보고서 요약본을 찾아내어 러시아가 합조단의 조사 발표와는 달리 예전에 설치되어있던 기뢰에 의해 천안함이 폭발했고 합조단이 결정적 증거(smoking gun)이라고 제시한 어뢰 추진체 모양의 쇠뭉치가 적어도 6개월 이상 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며 천안함 사건 이전에 조난신호가 있었다고 말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바닥을 헤매던 합조단의 신뢰와 권위는 끝을 모르고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레그 전 대사 말대로 이명박 정부는 러시아의 조사 내용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합조단이 근거를 가지고 있으면 러시아의 조사 발표 내용을 과학적으로 논박해야 옳다. 그러나 정부는 전혀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러시아의 조사 발표문서가 괴문서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즐겨하던 명예훼손 고발도 한겨레신문에 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의 조사 결과 내용과 러시아가 한국 정부에 직접 조사결과를 전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러시아가 변한 게 없다” “외교적 결례”라는 취지로 러시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2007. 7. 27 한겨레신문 인터넷 판)


러시아 조사 발표, 이명박 대통령 방문 이전에 해야

오는 9일 이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하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명목은 지난 해 러시아가 만든 세계정책포럼에 참여하여 기조연설을 한다는 것인데 작년에도 세계의 주요 지도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꼭 참여할 이유와 명분은 찾기 힘들다.

민주당 박지원 대표는 이 대통령이 "러시아에 왜 가시는지 참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면서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또 그레그의 글을 인용하며 러시아에게 공개적으로 “다시 한 번 러시아 정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가 이런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이 대통령 방문 이전에 조사결과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 역시 의혹을 사지 않도록 행동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혹시라도 이번 방문을 러시아의 천안함에 대한 기존 입장을 약화시키거나 번복하도록 설득하는 기회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육하원칙에 맞추어 과학적인 증거가 제시된 게 전혀 없다

이번에 천안함 조사 결과가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암시하는 내용의 그레그의 기고문이 나왔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볼 때 이건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앞으로 계속해서 천안함 의혹제기는 나올 것이다. 아주 결정적인 증거와 증인이 등장 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 증거가 나오고 나면 수습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권 망신을 넘어 나라 망신, 민족 망신이 될 것이 뻔하다.

사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는 전혀 제시된 게 없다. 육하원칙에 맞추어 국민 앞에 과학적인 증거가 제시된 게 전혀 없다. 모두 정부 입맛에 맞추어 제시된 정황이 있을 뿐이다. 합조단이 제시한 그 정황 증거도 대부분 증거 능력을 상실했고 일부만 증명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정부는 항적기록과 수리일지 등 진실 밝히는 데 필수적인 기록도 제시하지 않았다. 사고 앞뒤의 것은 있지만 사고가 정확히 일어났다는 시점이 담긴 열영상기록 (TOD)과 CCTV 기록은 제시된 게 없다. 진실 규명에 꼭 필요한 근거 자료는 없는 것이다.

진실은 전혀 규명된 게 없고 의혹은 커져가는 마당에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서둘러 근거가 희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동안 북한과 어렵게 맺어 온 끈마저 모두 끊어버리고 전쟁분위기로 몰아갔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유엔과 국제무대에서 한국 외교의 참패를 가져왔고 중국과 깊은 갈등 관계에 빠졌으며 심지어 리비아, 이란과 위험한 관계까지 가게 되었다. 미국은 한국을 자신의 식민지로 여기는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에 대한 내정 간섭을 노골화했고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남북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특검과 재조사단 구성 통한 천안함 재조사가 유일한 출구

정부는 천안함 사건 때 북한을 너무나 몰아붙인 나머지 지금 천안함 출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출구를 찾고 싶어도 출구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제 발을 제가 묶은 탓이다.

늦었더라도 이제는 천안함 사건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 다른 길이 없다. 천안함 전면 재조사를 통해 천안함 출구를 찾아야 한다. 매우 절박한 과제다.

천안함 전면 재조사를 위한 예비단계로 천안함 특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천안함 특검도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천안함 특검 결과가 나오면 국내의 공신력 있는 기관과 시민단체, 그리고 북한과 한국정부, 일본 뺀 주변국, 중립국 4개국, 유엔으로 <천안함 진실 규명을 위한 재조사단>을 구성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그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는 물론 남북 화해와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7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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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통킹만 사건 연상…합조단 보고서 전부 공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