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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얘기들 !

+ 지구 30개 놓으면 달까지 닿는다…우주의 크기 체험하기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 30 놓으면 달까지 닿는다우주의 크기 체험하기


입력 : 2019.11.30




상징적으로 표현된 우주 거리 사다리.(출처=NASA)


우주의 크기나 거리를 실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주 체험 교실 출발점은  하나다. 바로 나의 크기에서부터 짚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편의상 대략 사람의 키를 1m 친다.  작은 아이들도 생각해주자. 지구의 지름은  13000㎞이니까, 사람 띠로  지름을 만들려면  1300 명이 필요하다. 남한 인구의  4분의 1 손을 맞잡는다면 지구 지름만큼 된다는 얘기다.


지구 둘레는 4이니까, 70 세계인구가 손을 맞잡는다면 지구를 20바퀴쯤 둘러쌀 수가 있다. 얼마나 많은 인구가  조그만 행성 위에서 복작거리면 사는가를 일단 실감할  있다. 다음, 지구와  사이의 거리는  38. 지구를 징검다리처럼 우주공간에  30개쯤 늘어놓으면 얼추 달까지 닿는다. 생각해보면 달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하겠다. 빛이  거리를 달린다면 1 남짓 걸린다. 하지만 시속 100㎞ 달리는 차를 타고 밤낮없이 달리더라도 달까지 도착하는 데는 다섯 ,  158일이 걸린다. 우리의 척도로는 달도 정말 멀리 있는 셈이다. 참고로, 달의 지름은 지구의 4분의 1 남짓하다.


다음은 훌쩍 건너뛰어 태양까지의 거리를 짚어보자.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 5000. 이게 대체 얼마만한 거리일까? 천문학은 감수성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가장 간단한 답으로는, 1초에 지구 7바퀴  도는 초속 30 빛이 8 20 걸려 주파하는 거리다. 초로는  500초인데, 달까지 거리의  400배에 달하며, 시속 100㎞ 차로 달리면  62500일이 걸리고. 햇수로는  170년이 걸린다.


하늘에서  빤히 보이는 태양, 우리가 해바라기를 즐기는 태양이 실제로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인가를 실감할  있다. 그런데도   거리에서 내뿜는 별빛이 이리도 뜨겁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이것이 태양 표면 온도 6000도의 위력이다. 태양이 만약 10% 지구 가까이에 위치했다면 지구상에는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부디 태양이  자리를 지켜주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달보다  400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은 지름의 크기도 달의  400배쯤 되는 바람에, 지구에서    둘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포개져서 개기일식이 된다. 이건 정말 우주적인 우연이라 하겠다. 덕분에 우리는 지구 행성에서 개기일식의 장관을 즐길  있게  것이다. 참고로, 태양은 지구 지름의  109배나 되는 크기다.


60 나가도 지구는   티끌


보이저 1. 현재 총알 속도의 17배인 초속 17km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1호는 

인간이 만든 물건으로는 가장 우주 멀리 날아간 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출처=NASA)


이번에 태양의 반대쪽으로 달려가 보자. 그쪽으로는 우리보다 먼저 달려간 보이저 1호가 있으니,  뒤를 졸졸 따라가보면 된다. 인류가 우주로 띄워보낸 ‘  편지보이저 1호는 지구인의 메시지를 싣고 2019 12 현재 지구로부터  220떨어진 우주 공간을 날고 있는 중이다. 지구-태양  거리의 148배이고, 빛으로도 20시간이  거리는 아득한 성간공간이다. 미국의 무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지구를 떠난 것이 지난 1977 9 5일이니까 현재 꼬박  42년을 날아가고 있는 셈이다.


목성과 토성 탐사, 그리고 성간 임무를  보이저 1호는 출발한  12 7개월 만인 1990 2월에 명왕성 궤도에 다다랐다. 지구로부터  60㎞, 40AU(1AU 지구-태양  거리) 되는 거리다. 이쯤 되는 곳에서 보이저 1호에게 예정에 없던 미션 하나가 지구로부터 날아들었다.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태양계 가족 사진을 찍으라는 거였다. 이때 찍은 태양계 가족 사진  지구 부분이 모든 천체사진  가장 철학적인 사진으로 불리는 유명한 ‘창백한 푸른 '(The Pale Blue Dot)이다.



그라미    티끌이 70 인류가 사는 지구다. 60km 떨어진 명왕성 궤도에서 보이저

 1호가 찍은 사진.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말해준다.(출처=NASA)


지구로부터 61떨어진 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지구는 망망대해 같은 우주공간에  있는 희미한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항공우주국(NASA)에서 동그라미를 쳐주지 않았다면 알아보기도 힘든 점이다. 황도대의 희미한 빛줄기 위에  있는   티끌이 바로 지구다. 아침 햇살 속에 떠도는  앞의 먼지  점과 다를  없어 보인다.  티끌의 표면적 위에 아웅다웅하는 70 인류와 수백만 종의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도의 거리만 나가도 지구는 거의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태양계도 이토록 드넓은 동네임을   있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간으로 진입한 것은 2012 8월로, 탐사선을 스치는 태양풍 입자들의 움직임으로 확인되었다. 보이저 1호는 어느 천체의 중력권에 붙잡힐 때까지 관성에 의해 계속 어둡고 차가운 우주로 나아갈 운명이다. 연료인 플로토늄 238 바닥나는 2020년께까지 보이저 1호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태양계 바깥의 모습을 지구로 전해줄 것이다.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 1호가 먼저 만나게  천체는 혜성들의 고향 오르트 구름이다. 하지만 300 후의 일이다.  오르트 구름 지역을 빠져나가는 데만도  3 년이 걸린다.  다음부터 4 동안에는  진로상에 어떤 별도 없어 홀로 외로이 날아가야 한다.  7만년을 날아간  보이저 1호는 18광년 떨어진 기린자리의 글리제 445 별을 1.6광년 거리에서 지날 것이며,  다음부터는 적어도 10  이상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우리은하의 중심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려면 6  걸린다 



프록시마 센타우리


은하까지 가기 이전에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4.2광년 걸리는 프록시마 센타우리란 별부터 방문해보도록 하자. 가장 가까운 이웃별인  별까지 빛이 마실갔다 온다면 8년이 넘게 걸린다.  빠른 빛도 우주 크기에 비한다면 달팽이 걸음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가장 빠른 로켓을 타고 간다면 얼마나 걸릴까? 인류가 끌어낼  있는 최대 속도는 초속 23km. 이는 2015 명왕성을 근접비행한 NASA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목성의 중력보조를 받아 만들어낸 속도로, 지구 탈출속도의 2배가 넘는다. 대략 총알보다 23배가 빠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뉴호라이즌스에 올라타 프록시마 별까지 신나게 달려보기로 하자. 얼마나 달려야 할까? 1광년이  10니까, 4.2광년은  42.  거리를 뉴호라이즌스가 밤낮없이 달린다면 무려 6 년을 달려야 한다. 왕복이면 12 년이다.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 데도 이렇게 걸린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인류가 외계행성으로 진출할  없는 가장  이유다. 우리 인류는 이처럼 우주 속에서 엄청난 공간이란 장벽으로 차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내친 김에 뉴호라이즌스를 타고 우리은하 끝에서 끝까지 한번 가보자.


얼마나 걸릴까? 우리은하는 지름이  10 광년이다. 프록시마까지  자료가 있으니까 비례계산을 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14 ! 우주 역사의  10분의 1 해당하는 시간이다. 이는 인류에게 거의 영겁이라  만하다. 지구상에 나타난  몇십만 년밖에 안되는 인류에게 14 년이란 참으로  세월이다. 장엄하게 빛나던 태양은 점점 체온을 높아가 뜨거워질 것이며, 그때쯤이면 이미 지구는 석탄불 위의 감자처럼 바짝 구워져 염열지옥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방대한 은하가 우주공간에  2000 개가 있고, 은하간 공간의 평균거리는 수백만 광년이나 된다. 그리고 우주의 크기는  940 광년이라는 NASA 계산서가 현재 나와 있다. 940 광년이란 인간의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도 실감하기 어려운 크기다. 빛의 속도로 지금도 팽창하고 있는 우주는 앞으로도 얼마나  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처럼 우주는 광대하다. 터무니없이 광대하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이런 푸념을 하기도 했다. “신이 만약 인간만을 위해 우주를 창조했다면 엄청난 공간을 낭비한 것이다.” 우주의 크기를 체험해보려  애초의 우리 계획은 이쯤에서 접는  현명하지 않을까?



[서울신문 나우뉴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130601001&section=&type=daily&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