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100㎞ 가는 데 500원 … 내달 달린다

전기차, 100㎞ 가는 데 500원 … 내달 달린다

2010년 02월 09일 (화) 02:56 중앙일보

[중앙일보 박태희] 3월 말로 예정된 저속 전기차의 운행을 앞두고 충전기 설치, 도로 지정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서울시는 “저속 전기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와 진입할 수 없는 도로를 분류하는 작업을 구청·경찰청과 협의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저속 전기차를 위한 충전기도 4월부터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본격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저속 전기차(NEV·neighborhood electric vehicle)는 서울의 경우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등에서는 달릴 수 없게 된다. 서울시 이인근 저공해사업담당관은 “주요 간선도로는 제외하고, 대신 대부분의 지선도로에서는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속 전기차는 가까운 거리 이동용이나 가정배달 서비스용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간선도로의 운행을 제한해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행할 수 있는 도로를 제한하는 것은 최대 속력이 시속 60㎞인 전기차량이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 진입할 경우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행이 제한된 도로에 저속 전기차를 몰고 들어가면 운전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서울시는 저속 전기차를 위한 표준형 충전기를 만들어 전기차 수요가 있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서울시 김황래 그린카보급팀장은 “신용카드나 T-머니로 결제하는 기능을 갖춘 충전기를 만들어 전기차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 사는 주민은 지하 주차장 등에서 220V 플러그에 충전기를 꽂아 충전할 수 있다. 이 경우 관리사무소에 충전 비용을 별도로 정산해야 한다. 저속 전기차는 속도가 느리고 충전해야 탈 수 있는 대신 연료비가 싸다. 5~6시간 충전하면 100㎞를 달릴 수 있으나 충전요금은 500원에 불과하다. 매일 100㎞씩 한 달에 20일을 운행해도 연료비는 1만원에 그친다. 완속 충전기는 한 대에 700만~800만원이다. 급속 충전기는 30분 만에 충전을 마칠 수 있으나 3000만원을 웃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급속 충전기는 남산·월드컵공원에 전기버스용으로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에는 완속 충전기를 보급할 방침이다. 저속 전기차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다음 달 30일부터 운행이 허용된다. 2인승 차량의 가격은 배터리의 종류에 따라 1300만~1900만원이 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CT&T의 ‘e존’, AD모터스의 ‘오로라’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옵틱스 등 2~3개 업체는 중국산 등 외제 전기차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2월 중 시속 40㎞ 정면충돌 등 안전 테스트를 통과해야 시중에 차량을 팔 수 있다. 이인근 담당관은 “아파트 단지 외에 서울시내 40곳에 공공 충전소를 연내에 설치할 계획이어서 초기에는 전기차 사용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