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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탱고` 추는 거대 행성 발견

'죽음의 탱고' 추는 거대 행성 발견

2009년 08월 27일 (목) 09:30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죽음을 앞두고 중심별에 유례없이 밀착해 도는 거대한 행성이 발견됐다고 스페이스 닷컴과 A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킬 대학 연구진은 지구에서 약 325광년 떨어진 불사조 자리의 별 WASP-18 주위를 도는 행성 WASP-18b를 몇 해 전에 발견한 데 이어 최근 이 행성이 중심별을 0.94일의 공전 주기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WASP는 영국의 광역행성추적(Wide Angle Search for Planets) 프로젝트에서 발견된 천체들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목성 질량의 10배나 되는 WASP-18b가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중심별을 도는 바람에 별에 거대한 플라스마 조석(潮汐)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조석이 궤도를 찌그러뜨려 행성이 소용돌이치며 중심별 안으로 빨려들게 하는 `죽음의 탱고'를 빚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행성은 플라스마 조석을 일으킴으로써 스스로를 죽음으로 이끌어 간다"면서 이 행성의 남은 수명이 100만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행성들이 일생의 대부분을 몸집을 불리는데 보내지만 스러지는 것은 우주 차원에서 보면 눈 깜짝할 새라면서 따라서 이처럼 최후의 순간을 앞둔 행성을 볼 수 있는 확률은 1천분의 1 정도로 낮다고 말했다.

WASP-18b와 중심별의 거리는 지구-태양 간 거리의 50분의1인 300만㎞에 불과하며 이처럼 별과 밀착해 있기 때문에 온도는 2천100℃나 된다.

한편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의 더글러스 해밀턴 교수는 이 발견에 대해 "지극히 희귀한 기회를 포착한 행운일 수도 있지만 별과 행성 사이에 행성이 안으로 빨려드는 조석을 막는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논평했다.

그는 모든 천문학자들이 의존하는 물리학의 기본 계산법에 치명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만일 이 행성이 정말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앞으로 10년만 더 관찰하면 궤도 주기에 눈에 띄는 변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