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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해빙줄어 북극곰 아사 시작 -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기후변화로 북극곰 아사 시작

 

경향신문|주영재 기자|입력 2013.08.07 14:59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16살 정도로 추정되는 북극곰이 가죽과 뼈만 남은 아사 상태로 발견됐다. 북극의 얼음이 줄어들면서 물개와 같은 먹이를 찾지 못해 굶주려 죽은 것이다. 가디언은 국제자연보호연맹이 해빙(海氷·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이 줄면서 북극곰 개체가 3세대 안에 최대 절반까지 줄어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6일 보도했다.

 

북극에선 지난해 기후변화로 인해 해빙이 기록적으로 줄어들었다. 북극곰 살리기 운동을 펼치는 폴라 베어스 인터내셔널의 이언 스털링 박사는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곰이 먹이를 찾기 위해 광범위한 지역을 돌아다니다 결국 아사했다고 봤다.

 

그는 "곰이 굶주려 지쳐 쓰러진 채 죽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이 전혀 남아있지 않는 채 말그대로 가죽과 뼈만 남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16살 정도로 추정되는 북극곰이 가죽과 뼈만 남은 아사 상태로 발견됐다. 가디언 캡쳐 화면 Photograph: Ashley Cooper/Global Warming Images노르웨이 극지연구소가 4월 이 곰을 스발바르 남쪽에서 발견했을 당시만 해도 곰은 건강해보였다. 곰은 몇해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붙잡혔기 때문에 지난 7월에 약 250㎞ 떨어진 스발바르 북쪽에서 사체가 발견된 것은 곰의 정상적인 활동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먹이를 찾아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직선거리보다 2~3배 정도 먼 거리를 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금곰은 주로 물개를 먹고 사는데 이들을 잡으려면 물개의 서식처인 해빙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북극의 해빙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스발바르 주변에서도 해빙을 찾기가 어렵다. 노르웨이 기상연구소의 프론드 로버트슨은 "올해 해빙이 사라지는 속도가 빠르고 시기도 매우 이르다"며 "2005년부터 서쪽의 피요르드(fjords·빙하의 침식으로 생성된 U자 모양의 골짜기에 바닷물이 침입한 것)로 따뜻한 물이 들어왔는데 이후 이런 흐름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0년간 북극곰을 관찰해 온 스털링 박사는 "대부분의 피요르드와 스발바르 제도에 있는 섬 사이의 바다도 대체로 지난 겨울 얼지 않았고 북극곰이 봄에 물개를 사냥하는 장소들도 이전만큼 먹잇감이 풍푸하지 않아 보인다"며 "그 결과 곰이 먹이를 찾으러 다른 장소로 이동을 했는데 그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발간된 연구 보고서는 해빙이 사라지면서 캐나다 허드슨만에 있는 북극곰이 건강과 번식 성공률, 개체수에서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바다에 얼음이 얼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의 몸무게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월 북극곰 전문가 패널이 발표한 보고서는 해빙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현재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2만~2만5000마리의 북극곰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이 먹이를 줘야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봤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북극 주변의 19곳의 북극곰 무리에서 자료가 확보된 12곳을 분석했는데 여덟 무리는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고, 3곳은 안정적, 한 곳은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 단체는 얼음이 녹으면서 약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의 북극곰이 북극곰의 3세대에 해당하는 다음 45년 안으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월 예상보다 빠르게 얼음이 녹으면서 3분의 2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의 사건을 기후변화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야생공원의 동물수집책임자인 더글라스 리처드슨은 "단지 하나의 곰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같은 조건에 처한 곰들이 계속 늘고 있으며 여름철 단식을 생존해날 수 있는 충분한 지방을 갖고 있지 못하다. 아사해 죽은 곰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증명하는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 감소가 "절대적이고 의문의 여지가 없는" 북금곰 개체수 감소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개 20살까지 생존하는 북극곰에게 16살은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질병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굶주림 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일단 곰이 성년이 되면 거의 죽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제동물애호기금의 제프 플로켄은 "하나의 죽음을 기후변화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극지 서식처의 급격하고 장기적인 변화가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며 "북극곰 밀렵과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처 상실의 위협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동물의 하나인 북금곰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진정한 비극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실시간 주요뉴스 <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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