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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년간 148만명 방사능 노출” 中 핵실험 피해 속속 드러나

“32년간 148만명 방사능 노출” 中 핵실험 피해 속속 드러나

2009년 04월 19일 (일) 17:29 쿠키뉴스


[쿠키 지구촌] 그동안 ‘죽의 장막’에 가려졌던 중국의 핵실험 피해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국이 되기 위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로브 누르 사막에서 1964년 10월16일 첫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할 때까지 모두 46차례 핵실험을 했다. 중국 당국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전문가들이 피해 규모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와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일본 삿포로대학의 다카다 준 교수는 중국이 핵실험을 실시한 32년 동안 모두 148만명이 방사능 오염물질에 노출됐고 이 중 약 19만명이 방사능 때문에 유발된 암이나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3만5000명의 태아가 장애를 갖거나 유산됐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핵실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정치는 다카다 교수가 옛 소련의 카자흐스탄 핵실험 자료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든 뒤 중국 사례에 적용한 결과다.

핵실험에 참여했던 중국 ‘8023부대’의 생존 대원들은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사건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핵폭발 당시 실험 장소에서 10㎞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고, 고글과 방독면만 착용한 채 방사성 낙진으로 뒤덮인 실험장을 드나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8023부대에서 23년간 근무했다는 한 퇴역군인은 인터뷰에서 “핵폭발 후 실험장에 들어가 관측 장비와 파편 등을 수거해오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며 “딸이 척수에 암덩어리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의사들은 방사능 낙진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아 평생 고생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고작 한 달에 130위안(약 2만5000원)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여성 군인은 “머리가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고, 37세의 한 남성은 “아버지가 67∼79년 8023부대에 근무했는데 나는 면역계통에 이상 증상이 있고 조카는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다”고 증언했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에 근무할 당시인 90∼2001년 사이에 중국을 방문해 핵개발 관련 자료를 접했다는 대니 스틸먼 박사도 “중국이 제공한 화면에는 말탄 군인들이 방독면만 쓴 채 버섯구름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있었다”며 “그들 중 몇 명이나 살아남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