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얘기들 !

+ <부시 `세계 경제중심 아시아로`>

<부시 "세계 경제중심 아시아로">

2009년 04월 19일 (일) 01:04 연합뉴스

첫 해외 방문지로 보아오포럼 선택 (보아오<중국>=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퇴임 후 처음으로 해외 공식활동에 나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전 세계의 경제중심이 아시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밤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기념 만찬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아시아는 전 세계 경제의 5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AP와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더 커질 것"이라면서 "중국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온 가족이 함께 왔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고 "올림픽 참석은 매우 유쾌하고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재임 기간 전 세계 경제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됐음을 인정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월 스트리트가 술에 취해 술기운을 미국 전역에 퍼뜨렸다"고 비난하면서 그럼에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더욱 균형잡힌 경제질서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으로 보면 경제위기가 금융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복잡한 금융수단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은행의 기준을 강화하고 효과적인 경보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는 심한 타격을 받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자원과 충분한 복원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에 맞서 세계 각국이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면서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발생 직후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데다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무대가 필요했다고 판단해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제안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지도자들이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민주주의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 그는 "오바마는 나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선거는 치러졌고 이는 미국의 능력을 증명하고도 남는다"고 말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고 그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며 후임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했다.

재임 기간 중국의 인권과 종교 자유 문제를 자주 거론했던 그는 이번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평화로운 시민이 될 사람들"이라며 우회적으로 종교 자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평소 농담을 즐겨하는 그는 퇴임 후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면서 비닐 봉지를 들고 배설물을 주워담는 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를 엘비스 프레슬리 저택에 초청해 노래를 들은 일, 퇴임 직후 '이젠 자유다'라고 하자 로라 여사가 "이젠 자유롭게 설거지를 할 수 있겠다"고 말한 일 등 이번 연설에서도 어김없이 농담을 섞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만찬 연설에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재회했다.

그는 원 총리에게 "퇴임한 사람을 이렇게 극진히 환영해준 데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들이 재임기간 보내준 환대와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원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전해준 안부 인사를 한 뒤 재임 기간 중ㆍ미 관계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중미 관계의 발전에 관심을 갖고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길 당부했다.

원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중미 관계는 매우 좋은 출발을 했다"면서 "중국과 미국 두나라가 21세기 들어 더욱 전면적이고 협력적인 양국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이웃나라인 캐나다를 잠깐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 80여일간 조용히 지내왔다.

jsa@yna.co.kr (끝)